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정책 전문가인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개별 기업이나 소상공인을 겨냥한 지원보다는 ‘상권’, ‘산업’ 등 묶음 단위로 지원해야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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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먼저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대기업 중심 성장 구조’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성장해왔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구조가 계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기업 중심의 성장으로 국가 경제 규모가 커졌고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창업 정책을 띄우기 위해 현금성 지원을 해줬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기술 위주의 경제 성장이 아닌 기업 위주의 성장인 탓에 대기업에서 나온 근로자들이 창업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창업 분위기 자체를 띄우는 게 시급했던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구조가 인공지능(AI) 등 각종 첨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문제는 지금은 기술 창업, 디지털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과거 대기업이 독점하던 구조가 깨졌다”며 대기업에 의탁하기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재난지원금이나 전기료 지원, 배달비 지원 등 일시적 지원 정책도 과거 산업 구조에 맞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개별 주체 대상의 ‘선심성 지원’ 안 돼…소상공인도 집단으로 묶어야
김 교수는 구체적인 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방안으로 ‘집단 지원’을 내세웠다. 그는 “(정부가 키우려는) 특정 산업의 관련 기업들이 모여 산업 생태계가 먼저 구성돼야 한다”며 “그래야 기업 지원 정책도 더 세밀해지고 상호 간에 긍정적 영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화장품 산업을 키우려면 화장품을 위탁생산하는 업체, 생산된 화장품을 포장 및 디자인해서 판매하는 업체, 화장품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를 구분하고 이들을 한 산업체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이렇게 특성에 따라 기업 종류를 구분하고 한 산업군으로 묶으면) 우리가 중소기업을 지원할 때 어떤 유형의 기업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완전히 달라진다”며 “어떤 기업은 글로벌 진출 지원, 어떤 기업은 연구개발(R&D) 지원, 어떤 기업은 마케팅 지원 등 지원 방법이 다양화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소상공인 지원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그는 “사람들이 여행지를 정할 때 어떤 가게를 갈지 떠올리지 않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 ‘상권’을 떠올린다”며 상권 중심의 묶음 정책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부펀드’와 ‘사업중개자’…스스로 성장할 능력 키워줄 것
김 교수는 정책 실현을 위한 더욱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국부펀드와 사업중개자 등 방안을 내세웠다.
기업과 소상공인이 스스로 성장할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기업에는 ‘투자’가, 소상공인에게는 이들을 대표할 ‘대표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힘을 길러야 좋은 기업이 탄생한다”며 “사람들이 돈을 투자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높여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민간 투자 중심으로 생태계가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 교수는 현금성 지원보다는 ‘국부펀드’(국가의 재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운용하는 기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부펀드가 만약 100% 수익을 냈다면 정부는 그 일부만 취하고 국부펀드에 참여한 자본에게 더 큰 이익을 주면 펀드가 활성화할 거다”며 “기업 수익도 높이고 투자도 활성화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상권 중심 지원을 위해서는 소상공인을 대표해서 상권 성장을 도모할 ‘상권 기획자’와 ‘사업 중개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생업에 바쁜 소상공인들을 대신해 상권을 유기적으로 묶을 수 있도록 가게와 가게, 가게와 지역, 가게와 정부를 엮을 대표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끝으로 “굉장히 치밀하게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 위와 같은 방안들을 꼭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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