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메마른 벤처 판에 큰손 등장…터널 끝이 보인다

김연서 기자I 2025.04.17 07:20:00

[큰 손 움직임에 VC 들썩]①
LP 출자 재개에 시장 활기 돌까
교직원공제회·신협 등 출자 나서
벤처업계, 투자 심리 반등 조짐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대형 기관투자자(LP)들의 벤처투자 재개로 벤처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형 기관들이 다시 VC 출자에 나서면서 그간 침체기를 겪던 벤처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도는 모양새다. 큰손들의 출자는 단기적으로는 VC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벤처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혁신성장펀드(성장지원펀드)에 2300억원을 출자한다. 최근 출자사업 자펀드 위탁운용사에 총 5개 운용사를 선정했다. 중형 분야 △노앤파트너스 △키움프라이빗에쿼티·중소기업은행, 대형 분야 △아주아이비투자 △원익투자파트너스 △케이스톤파트너스 등이다. 혁신산업펀드는 정부재정 2000억원과 한국산업은행 2300억원, 성장사다리펀드2500억원 등 총 4800억원을 출자한다. 최종 1조5000억원의 자펀드 결성을 목표로 한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1200억원의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 나섰다. 이번 출자사업은 바이오·헬스케어, 크레딧 2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이중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는 1곳의 운용사를 선발해 200억원을 출자한다. 펀드 최소 결성액은 500억원 규모이며 주목적 투자 대상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으로 결성총액의 50%를 투자해야 한다. 과기공은 이달 30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고 오는 6월 중 최종 운용사를 선정해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도 VC 부문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출자 사업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5월 이후 약 3년여 만에 진행되는 VC 출자다. 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약 1500억 규모로 10곳의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공제회는 PEF와 VC 위탁운용사 선정을 매년 번갈아가며 진행해 왔지만 지난해 VC 시장 침체로 출자를 진행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앞서 연초 대체투자 시장의 큰손 신협중앙회도 VC 출자에 나섰다. 이달 신협중앙회는 LB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를 최종 GP로 선정해 개별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중앙회는 총 400억원을 배정해 운용사별로 200억원을 출자할 전망이다. GP에 최종 선정된 LB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는 오는 10월 초까지 혁신성장산업(신산업) 분야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다만 아직 모든 LP들이 VC 시장에 지갑을 연 것은 아니다. 한국벤처투자가 모집하고 있는 LP첫걸음펀드는 최근 신청 기간을 연장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 참여 주체 확대를 위해 최초 출자자 전용 벤처펀드 조성에 나섰지만 출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벤처투자 시장의 상황이 어렵다보니 새로운 LP들이 출자에 나서기까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투자업계는 대형 LP들의 적극적인 출자는 벤처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기관들이 출자를 재개하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되살리고, 향후 다른 기관들의 참여를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 시장의 반등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도 지속적인 투자 유입과 성장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며 “LP들의 참여가 늘어날수록 VC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벤처 기업들이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