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선·총선이 있었던 달을 기준으로 직전 두 달간은 계획 대비 분양 실적률이 선거 직후 두 달간과 비교해 대체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달을 기준으로 2022년 1~2월까지 분양 계획 물량은 2021년 말 조사 결과 6만 8783가구였는데 실제 분양이 이뤄진 가구 수는 4만 8686가구로 분양 실적률이 71%였다. 대선이 종료된 후 2022년 4~5월 분양 계획 물량은 5만 6308가구, 분양 실적은 4만 3504가구로 분양 실적률이 77%를 기록했다. 이는 민간 분양과 민간 임대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분양 월별 물량은 1순위 청약 접수일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21대 총선이 있었던 2020년 4월 15일 기준으로 직전 두 달간 분양 실적률은 43%였는데 총선 직후 두 달은 88%로 뛰었다. 22대 총선이 있었던 작년 4월 10일의 경우 2~3월 분양 실적률이 100%에서 선거 직후 두 달간 142%로 높아졌다.
대선이나 총선이 있는 경우엔 선거 이후로 아파트 분양을 미루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분양 등을 줄이기 위해선 분양 홍보가 중요한데 선거일이 껴 있으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분양 실적이 극히 저조한 편이다. 작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 발표가 있었던 당시에도 1만 9041가구가 분양됐으나 올 1월엔 7223가구, 2월엔 5372가구, 3월엔 4761가구로 현저하게 감소했다. 올 1분기 분양 물량은 전년동기(4만 9306가구)와 비교하면 65%가량 감소한 수치다.
앞으로도 6월 3일 대선까지 두 달여가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5월 초에는 연휴가 길고 연휴가 끝나면 바로 대선 정국으로 돌입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정을 고려하면 분양 물량을 적극적으로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월별 1만건도 안 되는 분양 물량, 하반기엔 살아나나
올 들어 분양 물량이 극히 저조한 것은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크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에 따른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로 인해 대형 건설사 등 우량 사업자가 아니면 분양에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분양 실적도 저조한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가 역세권에 분양하더라도 미분양이 쌓여 있는 대구는 청약 미달을 보였다. DL이앤씨가 2월 분양한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는 동대구역을 끼고 있음에도 1순위 청약 미달을 보였고, 같은 달 충남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은 1순위 모집에 평균 1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롯데건설이 2월 대전에 처음 선보인 ‘롯데캐슬 더 퍼스트’도 1순위 모집에서 미달됐다.
다만 6월을 거치면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출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시공할 때 사전에 정해놓은 분양 일정을 미루게 되면 그 기간까지 각종 이자 등 금융비용이 발생하면서 손실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분양 물량이 청약을 받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이달 15일 기준으로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선이 있는 6월 분양 예정 물량은 3만 489가구로 작년 말 조사 당시(9665가구)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월 분양 예정 물량 1만 7551가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백 책임연구원은 “건설사의 분양 일정 자체가 변동성이 크지만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 없는 물량들이 있다”며 “6월부터는 물량이 서서히 나오면서 하반기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