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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앞에 닥친 관세폭탄, 기업ㆍ정부 원팀으로 극복해야

논설 위원I 2025.03.28 05:00:00
미국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모든 자동차에 4월 3일부터 25%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별 관세는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세 번째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은 내달 2일부터 상호관세를 물릴 작정이다. 품목별 관세에 국가별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수출의 절반이 미국행이다.

기업은 개별적으로 관세폭탄에 대응하는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며칠 전 백악관에서 미국내 제철소 건립 등 대형투자 계획을 밝혔다. 26일엔 조지아주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가졌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만든 차는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여전히 관세 부과 대상이다.

정 회장은 “관세는 국가와 국가의 문제”라며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관세 정책이 바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주도적으로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며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민관 공조를 강조한다. 그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만 나가서 전쟁을 할 방법도 없다”며 “미국도 정부와 기업이 뭉쳐서 대응하고 중국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는 각자도생하자는 게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세전쟁은 2차 세계대전 후 70년 넘게 이어진 세계경제 질서를 다시 짜는 대사건이다. 자유무역 시대는 가고 강자가 판을 흔드는 보호무역 시대가 왔다. 국가별 상호관세가 최대 50%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한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초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정신을 바싹 차리지 않으면 격변기 국익을 지켜낼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자동차 업계와 민관합동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 회장은 “이벤트성 원팀이 아니라 ‘원보디’와 같은 원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이미 글로벌 경제전쟁의 최전선에서 전투를 치르는 중이다. 정부, 특히 정치권이 기업인들의 애타는 호소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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