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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로드] 맑고 담백한 나주곰탕, 여행을 더 든든하게

김명상 기자I 2025.01.29 06:00:00

나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
겨울철 보양식으로도 인기
역사 문화 담긴 ''소울푸드''

나주곰탕
[나주(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곰탕은 서구화된 식생활에서도 변함없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전통 음식 중 하나다. 맛과 영양은 물론 정서적인 안정감 덕분에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불린다.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엔 몸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국민 보양식’으로도 손꼽힌다.

여러 종류의 곰탕 중에서도 전남 나주의 지명이 붙은 ‘나주곰탕’은 깊고 진한 맛으로 유명하다. 최근엔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안유성 명장이 지난해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나주곰탕을 제공해 화제가 됐다. 어머니로부터 나주곰탕 조리법을 전수받은 안 명장은 당시 직접 끓인 나주곰탕 500인분과 수육, 제육볶음 등을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등에게 제공하며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안유성 명장
나주곰탕으로 유명한 전남 나주는 조선 시대부터 행정과 경제의 중심지로 많은 이들이 왕래하던 곳이었다. 육질이 좋기로 유명한 나주 한우로 만든 나주곰탕은 이 때부터 상인 등 지역을 오가는 이들의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한 끼 식사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나주곰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맑고 투명한 국물이다. 일반적으로 곰탕은 뼈와 고기를 오래 끓여 노란빛을 띤 햐얀색의 우윳빛 국물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나주곰탕은 사골을 적게 사용하고 고기 중심으로 국물을 우려내 국물이 맑고 담백한 맛을 유지한다. 나주곰탕이 원재료인 소고기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기름기가 적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주곰탕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효능을 갖췄다. 주재료인 소고기는 오랜 시간 동안 푹 익혀 소화가 잘 되는 데다 단백질 흡수율도 높다. 맑은 국물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효과와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매기 나주곰탕의 주방
나주 지역에선 나주곰탕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문화 유산으로 여기며, 그 맛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덕분에 맑은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가 특징인 정통 나주곰탕의 맛을 직접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유명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남 나주시 과원동 ‘금성관’ 일대에는 4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하얀집’을 비롯해 60년 전통의 ‘남평할매집’, ‘사매기 나주곰탕’ 등 나주곰탕 맛집들이 운영 중이다. 모두 맑고 깊은 맛의 국물에 인심 넉넉한 푸짐한 양의 고기로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는 곳들이다. 특히 사매기 나주곰탕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나주곰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진짜 로컬 맛집’으로 손꼽힌다.

나주 금성관
이들 나주곰탕 맞집 주변으로는 함께 둘러보면 좋은 역사 문화유산도 다양하다. 금성관은 조선 시대에 지방의 중심 도시마다 설치된 관아 건축물로,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거나 외지에서 온 관료, 사신이 머무는 숙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나주의 째깐한 박물관 외관
사매기 나주곰탕 인근에 자리한 ‘째깐한 박물관’은 아담한 규모의 개인 민속 박물관으로, 내부에는 조선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생활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오래된 카메라, 핸드폰, 축음기, 교과서 등 지금은 보기 힘든 물건들을 통해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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