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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확충 하세월…AI 전력난 먹구름

김형욱 기자I 2025.04.17 05:00:00

한전 전력망 사업 31곳 중 15곳 첫삽도 못 떠
AI시대 전력수요 13년 뒤 1.5배
전국 잇는 송전선·변전소 확충 절실
지역 주민 반발에 곳곳서 차질
설득 위한 파격 보상도 규제에 막혀

[이데일리 김형욱 하상렬 기자] 강원도 강릉 발전소의 전력을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중부 내륙 등에 보내기 위한 ‘신평창 변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2016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해 준공을 목표를 2026년으로 10년 늦췄지만, 아무리 빨라도 2028년에나 완공이 가능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전력망 구축 역시 필수로 떠올랐지만, 현실은 이처럼 10년 이상 건설이 장기 지연되는 상황이 반복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6일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31개 주요 전력망 공사 현황을 집계한 결과, 신평창 변전소를 비롯한 15곳은 여전히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로 공사가 미뤄지고 있다. 2019년 준공을 목표로 했던 ‘동해안-수도권2 송전선로’ 등 사업은 준공 시기를 2026년으로 늦췄지만, 주민 반대를 의식한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문턱도 넘지 못했다. 올해 준공이 목표였던 ‘신장성·산송도·신정읍·신장수’ 변전소 등도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예정된 변전소 건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국가 전력망 위기 상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충분한 발전소를 지었음에도 이를 실어나를 전력망이 턱없이 부족해 AI 시대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올 2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통해 2038년 전력소비량(수요) 145.6기가와트(GW)로 현재보다 1.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변전소 건설 지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에 따라 그간 주민 수용성 확보와 지자체 인허가 문제를 처리해온 한전을 대신해 정부가 나선다고 해서 주민들의 반발이 사그라지는 것은 아니어서다.

전문가들은 특별법 시행 전 주민 보상 확대와 소통강화, 인·허가 규제 완화 등 파격적인 지원방안을 담는 등 체계적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핵심은 충분한 보상”이라며 “현재는 공기업인 한전이 규정 이상으로 보상하기 어렵지만,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규제 완화와 함께 지역 주민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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