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의 부동산 운영·관리 전문 자회사 디앤디프라퍼티솔루션(DDPS)을 이끌고 있는 오영래 대표는 국내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이같이 평가했다. 최근 SK디앤디를 중심으로 DDPS,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 등 자회사들까지 총출동해 임대주택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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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DDPS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을 보면 기업형 임대주택은 이미 굉장히 큰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우리나라는 전세 선호로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최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 월세를 기본 모델로 한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 개화 조짐을 보이면서 해외 유수의 기업들 역시 출사표를 던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택시장은 3만명에 육박하는 피해자를 양산한 전세사기, 주택 공급부족 우려에서 시작된 아파트 전세값 급등 등으로 월세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 보다 안전한 월세를 구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이 기업이 임대하고 관리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DDPS가 이같은 시장에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임대물량 50만호 확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오 대표 판단이다. 2022년 9월 문을 연 DDPS는 현재 SK디앤디 개발 임대주택 브랜드 ‘에피소드’ 2600여호를 비롯해 청년임대주택 등 총 4800여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주택을 포함하면 임대물량은 총 5500여호 수준이지만, 오 대표는 2029년 5만호 달성이라는 과감한 목표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임대물량을 50만호까지 늘려, 지난해 742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도 5000억원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일본은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지 선도기업들은 현재 평균 80만~100만호의 임대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이 밟았던 과정을 따라간다면, 인구가 절반 수준인 점을 고려해 국내 선도기업도 최소 40만에서 50만호의 임대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DDPS가 최근 로컬스티치를 인수합병한 것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행보다. 국내에 공유형 임대주택(코리빙) 브랜드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로컬스티치를 끌어안아 노하우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오 대표는 “10여년의 업력을 가진 로컬스티치 인수합병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한편 스타트업 특유의 효율적이면서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충성고객이 상당한 데다 강북권을 중심으로 서울 지주들과의 네트워크도 탄탄해 향후 영업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M&G리얼에스테이트, 하인즈, JLL(존스랑라살) 등 해외 금융 및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국내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 진출도 DDPS엔 호재라고 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 등과 손잡고 서울 구로구 독산동 임대주택 운영에 나선 바 있는 DDPS는 올해 복수의 해외 기업과 또 다른 협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오 대표는 “현재 국내에 발을 들이는 해외 기업들은 투자·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운영사와 함께 들어온 사례는 아직 소수”라며 “국내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은 아직 초보단계로 상장사도 거의 없어 대기업을 배경으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고 지분 공동투자도 가능한 DDPS가 이들의 좋은 파트너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오 대표가 공을 들이는 당면 추진 과제로는 온라인 역량 강화를 꼽았다. SK디스커버리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오 대표는 SK에코플랜트 근무 시절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은 바 있는 만큼, 현재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한 임대주택 탐색·계약 과정을 온라인화 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론 최근 SK디앤디가 DDI와 함께 공을 들이고 있는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협력도 모색한다. 오 대표는 “현재 DDPS 임대물량은 수도권 내 오피스텔·도심형 주택, 1~2인가구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운영 역량을 고도화해 지방 대도시, 아파트, 3~4인 가구까지 각각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니어 주거 진출의 경우 현재는 치료 및 요양이 필요한 시설 중심이지만, 액티브 시니어까지 다양해지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