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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마리디앤씨, 안강건설 따라 무너지나…사업 지속 의문

이건엄 기자I 2025.04.17 02:44:33

마리디앤씨,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 빠져
유동성도 둔화…현금성자산 1년 새 81% 급감
개발사업 연달아 고배…자산매각 차질로 건전성 악화
회계법인도 “정상적 영업 어려워…부채 상환 못 할수도”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최근 회생절차를 개시한 안강건설과 특수관계자인 마리디앤씨가 위기에 직면했다. 심혈을 기울인 안양 오피스텔 개발사업은 미분양으로 홍역을 치른데다 후속 개발사업은 시작도 못 한 채 좌초되며 재무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마리디앤씨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던 안강건설마저 무너진 상황이라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리디앤씨가 시행사로 참여한 디오르나인 안양역 조감도.(사진=안강건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리디앤씨는 지난해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완전자본잠식은 적자가 쌓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든 상태를 말한다. 마리디앤씨의 자본금은 3억원인 반면 결손금은 55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무자본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유동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리디앤씨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22.3%로 전년 59.9% 대비 37.6%포인트(p)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단기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할 때 150%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금성자산이 같은 기간 258억원에서 49억원으로 81% 급감했다.

마리디앤씨의 재무건전성이 한계까지 몰린 것은 연이은 개발사업 실패 영향이 크다. 실제 마리디앤씨는 특수관계자인 안강건설이 시공한 디오르나인 안양역 오피스텔 사업에서 부실시공 논란과 미분양 장기화 여파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실제 마리디앤씨가 시행한 디오르나인안양역2BL오피스텔은 지난해 말 기준 분양률이 89.5%로 90%에 못 미쳤다. 해당 오피스텔 분양이 2023년부터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2년 가까이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후속 사업으로 준비 중이던 인천광역시 부평구 오피스텔 개발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첫 삽도 뜨지 못하면서 손실을 가중시켰다. 특히 마리디앤씨는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개발을 위해 매입한 부지와 건물 매각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난항을 겪었다.

실제 마리디앤씨가 매입한 부평구 부평동 132-5 소재의 동부빌딩은 지난해 초 매물로 내놓은 이후 1년 이상 원매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 지난 3일 기독교한국침례회연세중앙교회에 매각했다. 매각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는 점과 국내 부동산 침체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당초 책정했던 500억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마리디앤씨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특히 마리디앤씨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안강건설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향후 사업의 지속 가능성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반등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마리디앤씨의 최대주주는 안강그룹 내 부동산 개발 법인인 안강산업으로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마리디앤씨가 미미한 자본 규모에도 불구하고 총 사업비 2690억원에 달하는 안양 디오르나인 오피스텔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마리디앤씨는 안양역 디오르나인 2블록 시행을 맡은 바 있다.

이미 마리디앤씨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정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을 통하여 자산과 부채를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한편 시공능력평가 116위인 안강건설은 지난달 17일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안강건설이 지난 2월 24일 회생을 신청한 지 약 20일 만이다. 법원은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하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회생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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