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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MS의 감사인(동성회계법인)은 회사의 특수관계자 정본메디컬(구 정본글로벌)과 거래에 대해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정상적인 거래 여부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 또 주요 감사절차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제공받지 못해 감사의견을 표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본메디컬은 DMS의 최대주주인 박용석 사내이사(지분율 20.65%)와 박 이사의 두 자녀가 100% 보유하고 있는 개인 회사다. 박 이사가 2022년 2월 자본금 1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DMS는 2023년 비올의 100% 종속기업인 레본슨의 지분 전량을 약 40억원에 정본글로벌에 매각했다. 2024년에는 정본글로벌과 레본슨이 합병해 정본메디컬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본메디컬은 DMS와 거래를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박 이사와 두 자녀가 정본메디컬을 통해 DMS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면서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본메디컬은 지난해 말 기준 DMS 지분을 8.02% 쥐고 있다. 이에 DMS의 소액주주들은 DMS가 정본메디컬에 고의적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통해 DMS 주식을 매수하면서 경영권을 장악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동성회계법인은 “이러한 거래가 정상적인 상업적 조건에서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감사의견을 표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알렸다.
◇실적 개선+ITC 소송 승리한 비올, 최대주주 이슈에 ‘발목’?
이에 비올의 주가도 급락하는 등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 사실이 알려진 시점은 지난 21일 저녁이었다. 다음 거래일인 24일 비올의 주가는 전일 대비 540원(6.78%) 급락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약세로 전환, 전일 대비 90원(1.2%) 떨어진 7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올은 최근 3년간 별도 기준 연매출이 311억→425억→582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9억→223억→361억원으로 늘며 영업이익률이 41.5%→52.5%→62%로 증가하는 등 상당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뿐만 아니라 비올은 지난해 말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원천기술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해당 기술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비올은 마이크로니들 RF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인모드를 대상으로 2차 소송도 검토 중이다. 해당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RF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실적 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DMS 이슈가 발목을 잡으면서 비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다. 일각에선 DMS가 자금 상황에 따라 비올을 매각하거나 배당을 늘려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비올 측은 양사 서로 독립된 법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올 관계자는 “모기업에서 경영 간섭을 받는 건 아니고 (양사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면서 “DMS와는 어떠한 거래 관계도 없고 금전의 대여 등 금전관계 내역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비올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DMS와 관계가 밀접하지 않다고 보긴 어렵다. DMS가 2019년 비올 주식 12만주(지분율 30%)를 120억원에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재 비올 이사회의 사내이사 3명은 모두 DMS 출신 인사로 구성돼있다. 이상진 비올 대표는 DMS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며, 권홍구 비올 이사회 의장은 DMS 경영심사실장, 김기영 경영자문 사내이사는 DMS 상무를 겸하고 있다.
DMS가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이사회 구성에 최대주주 의지가 많이 반영되는 건 다른 상장사들도 마찬가지”라며 “그런 부분들 외에 회사의 일상적인 업무들 신제품 개발, 시장 개척 같은 부분들은 전문경영인 체제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올로서는 갑작스런 최대주주 이슈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종목으로 부각되게 됐다”면서 “당분간 최대주주 문제로 인해 비올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긴 힘들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