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 등 시장참여자 60명을 대상으로 ‘IPO 전문가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유효응답자 23명 중 절반이 넘는 15명(65%, 복수응답 가능)이 DN솔루션즈에 대한 투자 위험 요인으로 ‘트럼프발 관세 전쟁과 조기 대선 등 외부 요인’을 꼽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이어 관세 관련 발언을 쏟아내던 시기에 진행됐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설문 결과에도 영향을 준 모습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여전히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핫이슈’인만큼 DN솔루션즈의 IPO 과정에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주 진행한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는 높아진 환율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으로 인해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DN솔루션즈는 수출 대금을 외화로 수령, 환율 상승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고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DN솔루션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중 대부분인 80.3%가 수출에서 발생했다. 실제 DN솔루션즈는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IR에서 이 점을 충분히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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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상장한 LG CNS는 기관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지만 현재까지 단 한번도 이를 넘지 못했다. 이날도 공모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5만원대 초반에서 맴돌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주가 많지 않다보니 먼저 상장한 비슷한 규모 기업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높은 구주매출 비중(7명·30%)’과 ‘정체된 실적 등 더딘 성장세’(6명·26%) 등이 DN솔루션즈 상장을 앞두고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됐다.
특히 실적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설문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응답자 중 11명(48%)은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했고, 12명(52%)은 긍정적으로 봤다. 긍정과 부정을 응답한 수가 큰 차이 없이 비슷한 것이다.
DN솔루션즈의 실적은 최근 정체된 모습이다. 지난 2022년 기준 매출액은 2조1763억원(연결기준)이었지만 2023년 2조1023억원, 작년 2조1120억원으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 역시 4105억원으로 오히려 전년(4362억원) 대비 감소했다.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8명·35%)’는 점과 ‘제조업을 비롯한 경기침체로 영업 환경이 나빠졌다(7명·30%)’는 점이 꼽혔다.
반대로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국내 공작기계 1위, 글로벌 금속 절삭기계 3위 등 업계 지위가 탄탄하다(5명·22%)’, ‘자동화 솔루션 등 신기술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5명·22%)’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N솔루션즈라는 기업 자체만 놓고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외부 환경”이라면서 “상장 후 주가 흐름이 긍정적이기 위해서는 결국 공모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