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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전기차 캐즘…솔루스첨단소재, 재무부담 고민

이건엄 기자I 2025.04.10 06:31:08

솔루스첨단소재, 지난해 말 총차입금 7645억
1년 새 2배 이상 급증…가치제고 위한 투자 영향
룩셈부르크 자회사 CFL 매각 추진
전지박 판매무량 늘어 캐즘 극복 기대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솔루스첨단소재(336370)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부담은 가중된 상황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를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을 제조하는 룩셈부르크 소재 자회사 CFL 매각을 추진 중이다.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공장 조감도.(사진=솔루스첨단소재)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총 7645억원으로 전년 말 3746억원 대비 104.1% 급증했다. 기업 가치 제고 차원에서 고객사에 대한 공급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단행하면서 차입금도 비례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89억원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711억원 대비 67.2% 증가한 수치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투자에 투입된 자금이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많다는 뜻으로 투자활동이 왕성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지난 3년 간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8418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차입금이 과도하게 늘면서 솔루스첨단소재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이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대비 차입금의존도는 36.8%로 전년 말 21.9% 대비 14.8%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보는 30%를 상회하는 수치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도 증가 추세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6094억원으로 같은 기간 2455억원 대비 148.2% 급증했다. 자본 대비 순차입금비율은 23.2%에서 55.8%로 32.6%p 상승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통상 20%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

특히 증가한 차입금 대부분이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에 집중돼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환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실제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6245억원으로 전년 말 3210억원 대비 94.5% 증가했다. 1년 새 3035억원이 늘어난 셈으로, 전체 증가분 3899억원 중 77.8%를 차지한다. 이에 따른 단기차입금 비중은 81.7%로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는 50%를 크게 상회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유동성은 단기차입금 만기를 대응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551억원에 불과하다. 유동비율도 72.5%로 안정권으로 판단되는 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향후 금리가 높아지거나 지급 능력에 문제가 생겨 차입금 만기를 연장하지 못할 경우 자체 여력만으로는 차입금 상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가운데 재무적 부담은 물론 이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더욱 둔화돼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실적 악화→차입금 확대 →이자비용 증가→수익성 둔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부분이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900억원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즉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영업활동과정에서 1900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셈이다. 수익성 둔화로 현금창출력도 크게 저하된 상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마이너스(-) 41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다만, 회사 측은 차입금 증가가 현재 건설 중인 캐나다공장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중인 공장이 가동되면 차입금 규모는 곧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 6245억원 중에는 회계 기준상 일시적으로 단기 차입금으로 분류된 장기차입금 2646억원이 포함돼 있다”며 “최근 회계상 분류를 정상화한 만큼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룩셈부르크 자회사 CFL 매각에 나섰다. 아울러 전지박 공급 계약 등으로 실적개선을 기대할만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전지박 자회사인 볼타 에너지 솔루션스가 지난달 유럽 배터리 업체인 ACC와 단독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지박 판매물량도 늘고 있다”며 “다른 경쟁사와 달리 가동률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유럽지역의 전력비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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