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대신 노인 공략…교육 3사, 상조 시장서 맞붙는다

김경은 기자I 2024.12.10 16:16:08

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검토…단숨에 1위로?
웅진·교원·대교 일제히 상조업 눈독 이유는
3사 실적 하락세 속 상조·시니어 계열사는 성장
후발주자 진입 잇따라…상조 ‘레드오션 2막’ 열리나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웅진(016880), 교원, 대교(019680) 등 교육그룹 3사가 상조 시장에서 맞붙는다. 모두 상조업을 그룹의 새 먹거리로 낙점하면서다. 학령인구 감소로 영유아 교육 시장이 축소하는 반면 시니어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상조 시장도 레드오션으로 치닫고 만큼 승부수가 통할 지는 미지수다.

(단위=억원, 출처=전자공시시스템)
◇교원·대교 이어…웅진,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군침

10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검토하며 상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웅진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로부터 프리드라이프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인수 가격은 1조원대가 거론된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회원수 221만명, 누적 부금선수금 2조 3980억원, 총자산이 2조 7600억원에 이른다.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상조업계 1위로 올라선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상조 서비스와 웅진씽크빅 교육 서비스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웅진씽크빅(095720)과 프리드라이프는 올 초 교육 전환 서비스를 함께 출시하며 협업했다. 프리드라이프 고객이 가입한 상조 서비스를 웅진씽크빅 교육 전환 서비스로 이용가능토록 했다.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추진은 본격적인 시니어 사업 추진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도 내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니어 시장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대교도 이달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통해 상조 서비스를 출시한다. 대교뉴이프는 2022년 1월 대교의 시니어 토털 케어 브랜드로 출발해 지난해 7월 독립법인을 설립했다. 기존에는 주간보호센터와 방문 서비스 등 돌봄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으나 상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교원은 2010년 상조업을 시작해 지난해 기준으로 선수금 1조 3266억원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상조 계열사 교원라이프는 △프리드라이프(2조 2296억원) △보람상조(1조 5000억원, 7개 그룹 계열사 합산)에 이은 3위 사업자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장례 종합 플랫폼 ‘첫장’ 사업을 제안한 사내벤처 ‘첫장컴퍼니’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관련 사업에 힘을 실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시니어 눈독…승기 누가 잡나

교원에 이어 대교, 웅진까지 교육 3사가 일제히 상조업을 정조준하는 건 시니어 시장의 성장세는 물론 교육 시장의 위축과도 연관이 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330만명이던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 260만명으로 줄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오는 2028년 초등학생 수가 187만 580명으로 사상 첫 10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 3사의 실적은 꾸준히 하락세다. 웅진씽크빅은 2022년 매출이 933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23년 8901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6억원에서 56억원으로 79.8% 급감했다.

대교도 지난해 매출이 6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78억원으로 4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시니어 사업 자회사인 대교뉴이프는 독립법인 설립 첫해인 지난해 23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83억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교원 역시 교육 부문 매출이 지난해 8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줄었다. 반면 교원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은 947억원으로 같은 기간 27.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상조 시장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 지는 미지수다.

웅진이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선두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웨이(021240) 역시 지난 10월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고 상조를 비롯한 실버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하며 교육회사들이 상조 시장에 뛰어드는 건 예상된 수순이다. 생애주기를 다루고 영업망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다면 기존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상조, 실버 사업에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로 시장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라며 “과거 소규모 업체 난립으로 레드오션이던 시장이 한 차례 정리됐으나 내년에는 후발주자들의 진출로 ‘레드오션 2막’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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