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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의 긴 경찰 조사를 마친 유씨는 그동안 불거진 마약 의혹에 대한 사건 경위를 중심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떨리는 목소리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유씨는 중간중간 말을 잠시 끊고 숨을 고르거나, 울먹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두 손을 앞으로 모아쥔 유씨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제가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며 “입장표명이 늦어진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런 순간을 통해 그동안 살아보지 못한 진정 건강한 생활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며 “실망시켜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유씨는 준비된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돌입했다. 첫 피의자 소환조사를 마친 경찰은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이후 영장을 통한 신병 확보 여부 등을 포함해서 개별 혐의 성립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씨는 마약 전문수사 검찰 출신과 대형 로펌 출신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경찰 조사에 대비했다. 당초 경찰은 지난 24일 유씨를 소환조사할 예정이었지만 변호인단의 반발로 한차례 미뤄졌고, 당시 유씨의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언론에서 알려지며 사실상 공개 소환이 돼 경찰에 출석일자 조정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씨는 프로포폴, 케타민, 대마, 코카인 등 마약 4종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코카인은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3대 마약으로 꼽힌다. 경찰은 지난달 5일 유씨의 소변과 모발 등 신체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용산구의 성형외과 등 병·의원 여러 곳, 유씨의 한남동 자택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후 병원 관계자와 매니저·지인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면서 조사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