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른바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의 범행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입니다. 가해자는 “살인미수 형량 12년은 너무하다”는 취지로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하는데요. 살인미수 혐의는 어떨 때 적용되나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최근 ‘뒤돌려차기’ 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습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합의6부(재판장 김태업)가 지난해 10월28일 일면식이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한 피고인 A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한 사안입니다.
A씨는 작년 5월22일 새벽 4시51분께 부산 진구 인근에서 길을 지나가다 피해자가 “자신을 째려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나빴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공격하기로 마음을 먹고 뒤쫓아 갔습니다. 건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피해자를 발견, 돌려차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뒷머리 부분을 발로 1회 가격했습니다.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머리를 부딪친 후 바닥에 쓰러지며 손으로 머리를 감쌌지만, A씨는 재차 4회 더 발로 머리를 밟았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머리를 감싸던 손을 늘어뜨리며 의식을 잃었지만, A씨는 재차 1회 더 발로 머리를 밟았습니다. 이후 A씨는 피해자를 어깨에 메고 CCTV 사각지대인 건물 1층 복도에 옮겨두고 현장에서 도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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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검찰은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으나 상해만을 가한 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고 판단,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살인죄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로 사형이나 무기 혹은 5년 이상의 징역 처분을 기본으로 다룹니다. 미수에 그쳤다고 그 죄가 결코 가볍다 할 수 없어 살인미수죄는 살인죄와 동등하게 처벌합니다. 사람의 신체에 손상을 입히는 상해죄(7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비하면 상당히 무거운 처벌입니다.
그러나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항소이유서에는 “왜 이렇게 많은 형량을 살아야 하는가”,“ 살인미수까지 된 이유를 모르겠다”는 취지로 억울함을 드러냈습니다.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살해할 고의는 없었으며,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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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A씨처럼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 고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고의만 있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비난 동기 살인’ 유형으로, ‘잔혹한 범행수법’과 ‘중한 상해’를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로 판단, A씨에 12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A씨가 검찰 조사 당시 “피해자가 기절한 이후 머리 쪽에서 피가 많이 흘러나와 있었고,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과 관련, 재판부는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중대한 결과를 인식 내지 예견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무엇보다 ‘묻지마 범죄’라는 점에서 엄벌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범행에 대처하기도 어려워 사회적으로도 큰 불안감을 야기하므로, 피고인 개인에 대한 특별예방적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동종 범죄에 대한 일반예방적 차원에서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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