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어니언은 지난 달 가정용품 구독(렌탈) 사업에 진출, 다목적 레이어드 셀룰로오스 섬유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풍자매체답게 농담을 섞어 비유한 것으로, 셀룰로오스 섬유를 이용해 만든 인쇄판 신문을 재출시하겠다는 의미다. 어니언이 2013년 12월 종이 신문을 폐간한 지 11년 만이다.
어니언의 모회사인 글로벌 테트라히드론를 운영하는 벤 콜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잠재적 신규 수익원인 이 제품에 대해 “고양이 모래 장판으로 깔거나 선물을 포장할 때 사용할 수 있고 돌돌 말아 공격용 막대로도 쓸 수 있다”며 마치 가정용품인 것처럼 소개했다.
그런 뒤에 “심지어 읽는 것도 가능하다”며 실제로는 신문임을 부각했다. 연간 구독료 99달러를 지불하면 매달 인쇄본을 받아볼 수 있다. 어니언은 종교에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인쇄판이 잠재 수익원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콜린스 CEO는 인쇄판 구독자 수가 당초 목표대비 무려 4배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다시 인쇄한 첫 신문은 민주당 전당대회에 맞춰 발행됐다. 전당대회가 어니언 본사가 있는 시카고에서 개최됐기 때문이다. 신문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단독 인터뷰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 관련 기사 등이 실렸다.
어니언은 1988년 위스콘신대학생 2명이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설립한 회사로, 처음엔 학생 신문으로 시작했다. 이후 대표적인 풍자 매체로 몸집을 불린 어니언은 1996년 온라인 서비스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2001년 소유주가 바뀐 것을 계기로 본사를 위스콘신주에 두고 편집국만 뉴욕으로 이전했다가, 2007년 재차 본사를 시카고로 옮기면서 편집국과 사업국을 재통합했다.
이후 2013년 종이 신문을 폐간하고 온라인 사업에 매진했으나 올해 초 디지털 광고 요금이 바닥을 치면서 회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NBC 기자 출신인 콜린스 CEO가 이를 사들이고 진지하게 부활을 꾀하고 있다. 인쇄판 신문 재출간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어니언의 목표는 단지 사업을 유지하고 기자·작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