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수두룩하다. 정부의 부동산정책만 믿고 있었는데 25번째 대책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느냐는 이야기다. “양치기소년 같다”고 비꼬는 글도 있다. 시장에서는 더 이상 속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요억제책이 먹혀들지 않자 정부는 공급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재인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며 공급대책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번엔 숫자놀이를 할 모양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8·4대책에서 정부는 고밀도 공공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만가구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추정치’라고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771가구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공공재건축은 시장이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5만가구 공급은 지나친 기대였던 셈이다.
추정치라는 단어는 또 나왔다. 정부는 지난 18일 ‘부동산시장 관련 합동브리핑’에서 서울에 SH공사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2023년까지 1150가구, 2028년까지 1만59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로또분양’을 개선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 계획마저도 추정치다. SH공사 관계자는 “대략적인 추정치일 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시장에선 스물다섯번째인 공급대책도 ‘재탕’ ‘맹탕’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4번이나 속았는데 25번째라고 다르겠느냐는 의구심이 앞선 말이다.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다 보면 좋은 대책도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아직 있다. 바로 ‘실현가능’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스물다섯번째는 깜짝 놀라기보다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정책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