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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시 40분쯤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송파경찰서 유치장을 나온 전씨는 모자를 쓰고, 검은 옷차림에 고개를 숙인 채였다. 전씨는 ‘남씨가 사기 범행 여부를 몰랐냐’, ‘밀항하려고 한 것이 사실이냐’,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계획은 어떻게 되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전부 대답하지 않고 “가겠습니다”고 작게 대답한 후 호송차에 올라 법원을 향했다.
이후 전씨의 변호인들은 전씨를 대신해 전씨가 사기 범행 혐의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안주영 법무법인 안팍 변호사는 “전씨가 지난 이틀간 20여 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했고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의지를 거듭 전했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밀항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는데, 이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사기 범행 외 남씨 조카에 대한 폭행 등 기타 혐의에 대해서도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변호인들은 전씨 역시 남씨가 대질 심문,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던 만큼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 변호사는 “남씨와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 전씨 역시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본인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공범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유한 자산이 전혀 없는 상태로,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주력해서 변호하겠다. 향후 수사 귀추를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전씨는 지난달 23일 남현희씨의 재혼 상대로 처음 등장했다. 그는 ‘재벌 3세’, ‘IT 사업가’ 등의 이력을 강조했지만 파라다이스 그룹 혼외자라는 주장을 포함,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사기 전과와 성별 논란 등도 부각되며 각종 논란이 이어졌다.
경찰은 전씨의 사기 관련 고소·고발, 진정 등을 병합해 송파경찰서에서 수사중이다. 지난달 30일 체포·압수영장을 신청하고, 출국금지 명령을 내린 끝에 전씨는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의 친척 집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전씨는 경찰의 출석 명령에 불응할 우려가 인정돼 체포 영장이 발부됐던 만큼, 구속 가능성 역시 남아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씨에 의한 피해자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원에 달하며 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경찰은 남씨가 전씨의 정체를 알고, 사기 범행에 가담하거나 묵인했는지 등을 추가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다만 남씨는 자신 역시 피해자이며, 전씨에게 속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씨 역시 남씨를 사기와 스토킹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며, 대질심문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