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에서 창호공사업체를 운영하는 A사 대표의 말에는 절박함이 베어있었다. 현재 2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A사는 최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에만 이미 적자가 5억원을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진다면 버틸 재간이 없는 처지게 놓이게 된다. A사 대표는 “인력을 줄이면 공사 현장이 돌아가기 어렵겠지만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2~3명 직원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지금 같아서는 사업을 그만둘까 고민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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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입장문을 통해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과 금리 인상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노동계에서 요구하는 대로 1만 890원(18.9%)으로 인상할 경우 최대 34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앞서 2019년 당시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총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만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영세업체들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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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현재까지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160원 동결을, 노동계는 올해보다 18.9% 인상한 시급 1만890원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해 국민의 고통이 갈수록 심화한다”며 “올해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모두 어렵다. 노사 모두 어느 정도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