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청원경찰 채용 규정에서 ‘군 복무’ 관련 규정이 삭제된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군 미필자도 청원경찰에 응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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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당 시행령에는 청원경찰의 임용자격으로 ‘18세 이상인 사람. 다만 남자의 경우에는 군 복무를 마쳤거나 면제된 사람으로 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해당 조항이 ‘18세 이상인 사람’으로 축소되며 군 관련 내용이 사라진다.
청원경찰은 국가기관이나 금융기관 및 의료기관 등이 관련 비용을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경찰의 배치를 신청하고, 해당 시설 또는 사업장의 경비를 담당하게 하기 위해 배치하는 경찰이다. 청원경찰은 경비구역 내에서 불심검문과 보호조치, 무기의 사용 등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의한 직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정 구역의 경비만을 한다는 점과 직무의 종류 및 난이도를 고려할 때 군 복무를 마쳐야 할 이유가 없고, 병역 미필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해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8월부터 경찰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일반 경찰관 채용 규정에서도 ‘군필’ 조건을 삭제했다. 군미필자의 직업선택권과 평등권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개정안이 적용되기 이전까지는 군 복무를 마치지 않거나 면제 처분을 받지 못한 남성은 시험 응시 자체가 불가능했다. 어울러 군미필자에게 응시 기회를 주고 합격하더라도 임용을 연기하고 군에 입대할 경우 명부 유효기간이 지나 채용이 취소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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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2005년 경찰공무원 준비생이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응시자격에 남자는 ‘군필자’로 제한해 응시할 수 없게 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의 응시자격을 남자의 경우 ‘병역을 필한 자(면제자ㆍ전역예정자 포함)’로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관련 채용관행을 개선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인력 운용 등 어려움을 이유로 응시자격 변경을 미뤄왔지만, 국민권익위원회 등의 권고가 이어지면서 이를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채용 변화가 경찰의 역할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가 직업과 본질적으로 연관된 것이 아닌 채용조건은 없애는 추세”라며 “과거 경찰의 직무가 (준 군사 작전과 같은) 군 복무와 관련된 경험이 중시되는 것이었다면, 이젠 시민들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방식 등의 업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채용 조건이 전환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