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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8년 10월 채팅앱을 통해 여성 B씨와 성관계 등을 갖기로 약속하고 인천 부평구의 한 상가 건물 1층 남자화장실에서 만났다.
A씨는 남자화장실 용변칸에서 유사 성행위를 마친 후 B씨를 힘으로 제압해 다시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고 위력을 행사하면서 성관계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당시 A씨가 화장실 용변칸 문 앞에 있어서 나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당시 장소가 남자 화장실이었고, 다른 사람들이 보면 수치스러울 것 같아 못했다”며 “너무 무서워서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실제로 때리지는 않았지만 말을 안 들으면 맞을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 측은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고, 변호인의 반대신문이나 중요한 질문 등에 대답하지 않는 진술 태도 및 사건 발생 이후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인 태도 등을 볼 때 피해자 진술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질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피해자가 당황하면 말을 안 한다’고 했지만 심적 부담이 상당한 점을 참작하더라도 피해자가 법정에서 임한 태도를 볼 때 (진술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강간 혐의 관련 유형력의 정도를 봐도, 남자화장실 변기가 있는 칸은 협소해서 작은 소리에도 쉽게 발각될 수 있는 구조”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로 제압을 당했다기보다는 성관계가 끝나야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었거나 폭행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B씨에게 조건만남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로 2019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