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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스마트폰에 내장해 가입자 정보를 인식하는 ‘e심’(eSIM)을 적용한 갤럭시 Z폴드4·플립4가 출시된다.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듀얼심’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예전에도 ‘개인폰’과 ‘업무폰’을 분리하는 등 두 개 번호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있었지만 스마트폰을 하나 더 구매하거나 해외서 유심슬롯이 두 개 있는 핸드폰을 직구, 통신사의 ‘듀얼넘버’ 부가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했다. 그러나 e심이 내장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젠 유심 슬롯이 두 개 있는 것처럼 두 개 번호를 쓸 수 있다.
18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9월 1일부터 e심이 장착된 스마트폰에서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e심을 활용한 ‘1폰 2번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가입에 앞서 꼭 알아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①9월 1일부터 모든 스마트폰에서 e심 사용가능할까
아이폰의 경우 e심 기능이 내장된 아이폰XS부터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4·플립4부터 가능하다. 9월 1일부터 e심을 이용할 수 있지만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스스로 개통하는 셀프개통은 알뜰폰(MVNO) 사업자들의 경우 전산 개발 등으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부터 아이폰 등을 대상으로 e심 요금제를 출시한 알뜰폰 ‘티플러스’의 경우 현재도 e심을 개통할 수 있다.
②e심은 QR코드 통해서 프로파일 다운받아야
유심과 e심 모두 가입자의 정보와 통화기록, 연락처, 문자메시지 등을 저장할 수 있는 가입자 식별모듈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유심은 이용자가 사용하려고 하는 통신사 등의 프로파일이 정보가 이미 제작 당시부터 들어가 있고 e심은 문자(MMS)나 이메일을 통해 통신사로부터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해 프로파일을 다운받아야 활성화된다.
③번호 이동과 기기 변경 시에도 새로운 프로파일 다운
유심과 e심의 차이는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유심은 통신사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번호이동을 할 경우, 7700~8800원 가량의 유심도 새로 사야 한다. 반면 e심은 같은 단말기(휴대폰)을 사용한다면 기존 프로파일을 지우고 새 프로파일을 다운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반면 똑같은 통신사 내에서 기기변경을 할 경우, 유심은 기존 유심을 새 핸드폰에 넣기만 하면 되지만 e심은 새 프로파일을 다운받아야 하므로 추가요금(2750원)이 든다.
④전화·문자 별도 번호로…메신저 앱은 스마트폰 사양 따라
프로파일이 깔린 순간부터 e심은 유심과 똑같은 역할을 한다. 각 심에는 별도의 번호가 부여돼 개통된다. 이용자는 내가 문자나 전화 등을 어느 번호로 보낼지, 누구에게 어떤 번호를 알려줄지만 신경쓰면 된다. 카카오톡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어떤 스마트폰을 쓰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동일한 카카오톡 등 메신저앱을 2개 다운받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메신저 앱은 하나만 설치가능하다.
⑤시간 분할 방식…한쪽 심이 일하는 동안 다른 한쪽은 쉬어요
e심과 유심이 설치된 폰 상단에는 안테나가 2개 뜨게 되며 각각 통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석태영 LG유플러스 모바일디바이스개발팀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단말기가 두 심을 완전히 동시에 쓰는 형태가 아니라 시간을 분할해서 쓰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유심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동안 e심은 쉬는 식으로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화 중에는 통화가 연결된 번호로만 데이터를 받는게 가능하다.
만약 내가 통화 중에 다른 번호로 걸려온 전화나 문자 등이 있으면 통화가 끝나고 난 후 매너콜 등으로 수신사실을 확인해주는 만큼 실질적인 불편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⑥e심 전용 요금제는 없어
유심과 e심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같기 때문에 e심을 위한 별도 요금제는 없다. LG유플러스는 e심과 유심은 기본적으로 같은 서비스인데 e심을 쓴다는 이유로 유심보다 싼 요금제를 내놓으면 전기통신사업법 중 이용자 차별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⑦통신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 자유롭게 조합
다만 이용자 입장에서 두 번호 모두 비싼 요금제를 쓸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하나는 넉넉하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다른 하나는 전화와 기본적인 문자나 카톡만 수신할 수 있는 데이터면 충분하다. 이 경우, 같은 통신사에서 하나는 비싼 요금제 하나는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아예 하나는 SKT, KT로 다른 통신사의 요금제를 가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알뜰폰(MVNO) 통신사의 요금제를 가입하는 것도 문제없다.
⑧통신사, 두 번째 번호 유치 위한 서비스 고심
이 때문에 통신사에서는 ‘두 번째 번호’도 자신의 통신사로 유치하기 위한 요금제를 고심하고 있다. KT의 요금제를 가입한 사람이 e심도 KT를 가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듀얼심 플랜’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유심과 e심이 서비스 상으로 동일한 만큼 요금제를 차등화할 수는 없다”면서도 “두 회선을 모두 같은 통신사로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식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⑨공시지원금은 한 번호만…선택약정은 두 번호 모두
이용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 다양한 조합을 통해 가장 유리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되는 혜택이기 때문에 유심이나 e심 중 하나에만 적용되지만 선택약정 할인(요금 할인)은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2개 모두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공시지원금-공시지원금 불가 △공시지원금-선택약정 가능 △선택약정-선택약정이 가능하다. 아니면 약정이 없고 가격도 일반요금제 대비 30% 저렴한 언택트 요금제도 고려할 수 있다.
⑩결합할인도 가능
아울러 e심도 유심과 마찬가지로 통신사가 제공하는 유-무선, 무-무선 결합할인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