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병원장 이명묵)에 반가운 베트남 국적 손님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응우옌 티 짜장 씨(22·여). 어릴 적 이곳에서 선천성 심장병 치료를 받았던 그가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찾은 것이다.
22일 부천세종병원에 따르면 태어나서부터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 벽(중격)에 구멍(결손)이 있던 그는 지난 2007년 의료나눔을 통해 이곳에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열악했던 자국의 의료기술과 경제적 어려움 탓에 수술을 받지 못하던 티 짜장 씨는 선의의료재단·여의도순복음교회·부천세종병원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았다. 이때 맺은 고마운 인연이 진로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는 현재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경영학과 신입생이다.
17년 만에 찾은 부천세종병원은 티 짜장 씨에게는 반가움 그 자체였다. 지난 4일 병원에서 마련해준 병원 투어에서 그는 자신이 입원했던 병동 위치를 보며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처럼 의료나눔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에티오피아 국적 환아들도 찾아 어릴 적 이곳에서 추억을 소개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고마운 사람도 그대로다. 주치의 김수진 과장(소아청소년과), 집도의 이창하 진료부원장(심장혈관흉부외과)과 재회한 티 짜장 씨는 반갑고 고마움에 참아왔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이창하 부원장은 이 자리서 티 짜장 씨의 손을 꼭 잡으며 “선천성 심장병을 가졌던 작은 아이가 치료 받고 이렇게 커서 다시 한국에 공부하러 왔다”며 “이것이 바로 내가 수술을 하는 큰 이유고 기쁨”이라고 화답했다.
김수진 과장은 “다섯 살 꼬마가 어엿한 숙녀가 됐다”며 “건강하게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반가움도 잠시, 김 과장은 주치의로서 의무를 빼놓지 않았다. 티 짜장 씨의 현재 심장 상태를 확인하고자 따로 시간을 내 심초음파 검사 등 외래 진료를 진행했다.
티 짜장 씨는 “많은 분의 도움으로 어릴 적 이국땅에서 새 삶을 찾게 됐다. 거짓말처럼 아팠던 기억은 없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다”며 “너무 늦었지만, 정말 감사드린다. 고마운 나라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일도 하고 계속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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