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뒤 실제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70~80% 확률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일본 내 상황을 전하는 유튜버들도 “대지진을 주의하라는 메시지는 일본에서 태어나 살면서 처음 봤다”며 “일본에 갈 계획이 있다면 이런 상황을 잘 알고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독자 55.4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박가네’는 최근 영상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트로프(해곡) 임시 주의보를 이번에 처음 발령냈다”며 “이건 솔직히 이제 좀 많이 주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영상에 달린 인기 댓글에는 “일본 친구들은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다고, 적어도 당분간은 오지 말라고 한다”, “일본 거주자다. 개인이 판단할 일이지만 저 같으면 오지 말라고 할 듯”이라는 내용이 이어졌다.
지난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 등에선 방재 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지진 정보 관련 앱 다운로드 횟수도 급증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중남부 한 리조트에 “쓰나미 오는 거 아니냐”고 묻는 전화가 쏟아지는 등 숙박 취소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일부 여행객들도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거나 일정을 조정하려 한다는 등의 글을 SNS 등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대지진 주의보에 대해 “특정 기간에 반드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니고 일주일 이내 규모 8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0.5%”라며 사재기 등 동요는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각 뒤틀림 관측 지점 3곳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큰 변화가 없다면 오는 15일 오후 5시 주의보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난카이 대지진 가능성에 대해 “동경 앞바다 지역이 특별히 더 우려되는 지역인데, 이곳은 향후 30년 이내 지진 발생 확률이 80%가 넘는다. 이건 반드시 발생한다는 숫자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까 이 지역뿐만 아니라 난카이 일대가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과거 몇 년 간격으로 토난카이(동남해), 난카이에 연쇄적으로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다만 난카이 지역 전체가 부서진 사례는 아직 보고되진 않고 역사적으로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니까 어쩌면 기우일 수도 있고 한 가지 가능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이번 7.1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남해 연안에선 지진동을 느꼈다는 보고들이 꽤 있다. 실제 남해 연안에서 규모 7.1 지진에 의해서 최대 지진동의 크기가 한 1㎝ 정도 움직이는 일이 벌어졌다. 민감하신 분들은 1㎝ 정도 건물이 흔들리는 걸 곧바로 느낄 수 있었던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규모 9.0 지진이 발생하면 7.1 지진보다 1000배 정도 더 큰 지진이고 발생하는 지진동의 크기는 한 30대 정도 더 크다. 이론적으로 우리나라 남해안에선 1㎝ 정도 흔들렸던 게 30㎝ 흔들린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적용되는 내진 성능보다 낮은 정도를 구현하기 때문에 30㎝ 정도 흔들림이 실제로 건물에 상당한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며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초대형 지진이 난카이 해구에서 발생할 경우를 상정해서 여러 내진 성능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엔화 가치 반등도 일본 여행 수요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달 1∼5일 100엔당 850원대에서 이달 5∼9일 950대로 오르면서 ‘엔저 특수’ 효과가 약해졌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 여행을 간 우리 국민은 222만 명이었고 이 가운데 일본을 찾은 국민이 70만 명(31.5%)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