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개표율이 99%를 넘어선 가운데 민주당은 모두 163개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비례대표도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21대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과반을 가뿐히 넘기는 180석을 얻게 됐다.
유 이사장은 지난주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180석이 가능하겠느냐’는 시청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등 여당에 선거가 유리하리라는 낙관적 예측이 많이 나온 상황이었지만, 민주당 단독 180석까지 얻는 건 무리라는 상식적인 예측이었다.
다만 유 이사장은 이후 보수야권에서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아 “오만한 태도”라며 비판하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범여권 180석 발언을 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민주당 측에 논란을 일으킨 데 사과 뜻도 전했다. 다만 유 이사장은 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등을 모두 포함한 범진보의 180석 확보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위기 상황에서 야당 방해 없이 의회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으려면 거대 진보 의회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유 이사장은 “범보수가 200석 이상을 가졌던 선거도 있었는데 범진보는 그러면 안 되나, 그런 희망을 가지면 안 되느냐”는 말로 이같은 심경을 표현했다. 유 이사장이 언급한 범보수 200석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치러졌던 18대 총선에서 나왔다. 당시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등 보수정당은 모두 210석의 의석을 얻어 초거대 보수 국회를 구성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보수는 이렇게 20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적도 있는데 범진보는 이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서 최대한 의석을 가져보자는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 무엇이 오만이고 무엇이 폭주이냐”고 되물었다.
유 이사장은 미래통합당의 정부 정책 강성 반대 기조로 추경예산안을 포함한 각종 안건 처리가 번번이 지연, 무산된 점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예시도 들었다. 유 이사장은 “미국 의회가 나흘 만에 천문학적 규모 예산을 만든 반면 우리 국회는 그런 거 못한다”며 “무작정 반대만을 일삼고 국회를 마비시켰던 이 정당의 의석이 줄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지적했다.
유 이사장의 이같은 희망은 결국 현실이 됐다. 오히려 민주당이 단독 180석을 얻으며 범진보 180석을 희망했던 유 이사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여당 과반으로 국회에서 정부시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동시에, 거대여당의 독주를 경계해야 할 필요성도 긴급해진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유 이사장은 선거당일인 15일 출연한 개표방송에서 선거법 개정이 시급함도 지적했다. 정당 다양화와 투표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으나 거대정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이 공히 위성정당을 동원해 이를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통합당도 더 이상 자신들에게 비례대표제가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선거법을) 손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