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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와 예방, 모두 잡는다
백신은 원래 질환의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이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제외하면 현재 상용화됐거나 개발 중인 항암백신 대부분은 치료용 목적이 짙다.
암 환자에 접종하면 면역세포를 활성화한 후 암세포를 직접 제거하고, 면역 기억을 가진 세포들이 다시 발생하는 암을 살상하는 식이다. DXVX는 여기서 나아가 기존에 암이 발생한 적이 없는 사람들도 예방용 접종할 수 있는 암 백신을 개발 중이다.
권 대표는 “동물시험 결과 OVM-200가 암의 예방 효과 나타낸 것을 확인했다. 사람에서도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낼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DXVX가 개발 중인 펩타이드 기반 항암백신 ‘OVM-200’은 DXVX가 최대주주로 있는 옥스포드 백메딕스에서 개발 중이다. 영국의 5개 주요 병원에서 난소암, 전립선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a를 완료했다. 임상1a 결과 안정성 문제 없이 강력한 면역 효과가 관찰됐다. 회사는 현재 백메딕스로부터 OVM-200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b상은 유방암과 방광암 등 기존보다 적응증을 확대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모든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바이오마커인 ‘서바이빈’(Survivin)을 타깃하기 때문에 다양한 암종에서 작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미 영국에서는 1b상을 시작했으며, 향후 국내와 중국이나 인도 등 아시아 쪽에서 상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항암백신은 그 동안 확실한 유효성과 지속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 항암제보다 훨씬 많은 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혀 개발이 지지부진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항암백신은 3개 뿐이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미국 머크(MSD)의 ‘가다실’과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서바릭스’, 전립선암 백신인 ‘프로벤지’다.
◇“mRNA 백신, 내년 1상 진입”
하지만 최근 mRNA 기술이 팬데믹 이후 암을 정복할 인류의 새 무기로 평가받으면서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mRNA 기반 암 백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암 예방 차원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내놨던 독일 바이온텍은 최근 세계 최초로 폐암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mRNA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코로나 mRNA 백신을 개발한 미국 모더나도 미국 머크(MSD)와 함께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백신 ‘mRNA-4157’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권 대표는 “모더나가 임상시험 중인 mRNA 기반 백신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약 45%로 분석되며 40세 이상으로 확대하면 80% 이상이다. 상용화 후에는 타깃 연령층이 18세 이상 성인과 고령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DXVX도 mRNA 기반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올해 내 물질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치고 내년 말 임상 1상 신청을 할 예정이다. 선형으로 돼 있는 mRNA가 아닌 원형으로 만들어 안정적이며 발현량도 늘어난 mRNA 기술로, 기존 특허들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지난 5월 발표한 전임상 결과 기존 선형 mRNA 대비 우수한 발현 효능 및 항암효과 확인해 동물실험 단계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mRNA는 유전자인 데옥시리보핵산(DNA)의 복사본 격인 핵산이다. 모든 동·식물과 세균을 포함한 생물이 mRNA를 갖고 있다. 세포는 mRNA에 있는 유전정보를 토대로 단백질을 만든다. mRNA 백신은 병원체 단백질의 설계도가 담긴 mRNA를 몸속으로 넣는다. 이 mRNA가 몸속에서 병원체 단백질인 항원을 만들고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DXVX는 암백신 뿐 아니라 호흡기 질환과 각종 감염병 백신 개발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관련해 회사는 최근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좌교수이자 비상장사 루카에이아이셀 대표인 조남준 박사를 영입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댕기열, 에볼라,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한 범용 치료제와 백신 공동개발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