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SBS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서 고열과 기침에 시달린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구급차에 올라 인근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당했다.
이 병원 포함 4곳에서 병상이 없거나 진료할 수 없다고 했고, ‘입원 없이 진료만 받겠다’는 조건으로 간 다섯 번째 병원에서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뒤 다음 날 새벽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이는 계속 숨쉬기 힘들어했고, 전날 갔던 응급실에 전화했지만 입원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는 결국 진료라도 받기 위해 나갈 채비를 하다 화장실에서 쓰러졌고, 구급차에 실려 가까운 응급실에 도착한 지 40여 분 만에 숨졌다.
|
다만 ‘입원이 안 된다’는 건 일부 직원의 착각이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병원은 12명이던 소아과 전공의가 최근 3명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24시간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다 보니 의료진이 번아웃돼 운영을 중단해야 할 때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를 받지 못한 다른 병원들도 대기 환자가 많았거나 야간 소아 응급환자를 진료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 아버지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나)”라며 “병실이 없다고 해서 진료가 거부되는 현실이 참…”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불거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문제가 이런 비극을 불러온 셈이다.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33명으로, 세자릿수던 지원자가 3년 전 두자릿수로 줄었고 내년엔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현재 개업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마저도 진료 과목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일부 지역에선 병원 문 열기 전부터 환자가 몰리는 소아과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올해 3월 대한청소년과의사회는 출생률 저하로 인한 수입 감소와 낮은 기본 수가 등을 호소하며 집단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는 신생아실과 소아중환자실의 입원료를 올리고, 입원한 소아 환자의 가산료를 인상하는 등 방침을 밝혔지만 소아과 의사들은 진료비를 대폭 인상하는 등 파격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