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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삼성전자가 반도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 매출도 성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한 청사진인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도 마련한 상태다. 오는 2030년까지 대만 TSMC를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파운드리 제2공장을 짓기로 하며 시스템반도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에 글로벌 반도체 1위를 내준 인텔이 심기일전할 것으로 보여 이를 능가하는 매출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파운드리 매출이 앞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의 관건은 결국 빠르게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수율 개선이 수익성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는데 삼성전자가 왜 아직 TSMC를 못 쫓아가느냐고 묻는 건 의미없다”며 “기술 안정화가 돼야 생산수율 고도화를 이룰 수 있고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력 양성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김경민 연구원은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선단공정이 있어야 하는 고객사들은 TSMC와 삼성전자만 바라보고 있어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 삼성전자에 기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만 TSMC 사례를 살펴보면 2018년 3분기에 7㎚ 선단공정의 매출을 일으킨 이후 양산 초기 비용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마진이 개선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라며 “삼성전자도 이러한 고비를 넘겨야 하고 결국 시간이 관건”이라고 해석했다.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반도체 개발, 세트제품 생산과 반도체 위탁생산을 다 하는 삼성전자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와의 신뢰를 어떻게 쌓아가느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파운드리 고객사인 팹리스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경쟁을 하는 관계이기도 해 기술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TSMC는 사훈이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일 정도로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어 삼성이 이 고객사들을 새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에 맡겨 기술이 유출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물량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팹리스들은 여러 회사에 분산해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고, 파운드리 간의 결국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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