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중사 성추행 담긴 블랙박스 "진심 그만 만지면 안되냐.."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성추행 피해 공군 故 이 중사 유족이 사건이 발생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30일 YTN이 보도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저녁 식사 후 이동하던 차량 뒷좌석에 피해자 故 이 중사와 가해자 장 중사, 노 모 상사가 나란히 앉았다.

성추행 피해 공군 故이중사 사망 사건, 차량 블랙박스 영상. 사진=YTN

이 중사의 옆에 붙어 강제 추행을 시작한 장 중사는, 노 상사가 내리자 노골적인 성추행을 이어갔다.

학교 후배이자 군부대 후임인 운전자 문 모 하사 앞이라 수치스러워 큰 소리를 내지 못했던 故 이 중사는 참다못해 “그만 하면 안 돼요? 진심으로”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성추행은 계속 이어졌고 “그만 만지면 안 돼요?”라고 행동을 멈출 것을 재차 요청했다.

장중사가 나쁜 짓을 멈추지 않자 故 이 중사는 “내일 얼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장 중사는 차량이 부대 입구를 통과할 때에야 추행을 멈췄고, 이 중사는 도중에 내려 관사로 걸어가며 성추행 사실을 선임 부사관에게 보고했다.

이내 차량에서 따라 내린 장 중사는 이 중사에게 뛰어와 협박과 회유 등 2차 가해를 했다.

故 이 중사 아버지는 “우리 아이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쳐서 가면서 ‘돌아가라, 바로 돌아가라, 됐다’ 이렇게 하자 (장 중사가) ‘뭐? 신고할 테면 신고해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군사경찰과 군 검찰의 부실 초동 수사는 진실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했고, 새로 옮겨간 15비행단도 신상을 유포하며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