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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보면 농가에 폐업에 따른 보상금인 폐업이행촉진금이 28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철거비·시설물 잔존가액·감정평가액 190억원 △잔여견 보호관리 15억원 △도축업자 폐업·전업지원 54억 등이다.
농식품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폐업이행촉진금을 산출했는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개략적으로 잡아놓은 예산이며, 만약 개식용종식위원회 심의에서 내용이 달라진다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국회 단계에서 조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편성된 예산안은 업계가 요구했던 규모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현재 정부는 개 사육 농장에 대해 마리당 보상을 하되, 가축분뇨배출 시설 면적을 상한으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마리당 보상 금액은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한 ‘육견업계 실태조사’에의 개 1마리 당 연간 순수익은 31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축분뇨배출시설에서 사육할 수 있는 최대 마릿수로 상한선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예산안을 보면, 정부와 지자체가 보상금을 반반씩 지원하기 때문에 내년 총 보상비용은 562억원이다. 3년 간 같은 규모로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총 1686억을 투입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전국에서 사육중인 개 마릿수는 45만마리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개 한 마리당 평균 37만원으로 1년치 정도만 보상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개 사육 농가에서는 최소 3년치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달라는 입장이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회장은 “원래 5년치를 요구했지만, 정부에 3년치로 마지노선을 정했다. 지금 예산안만 보면 1년치 정도밖에 담기지 않은 걸로 보인다”며 “지원 방안에 대해 물어봐도 답이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호소했다.
협회조차 구성되지 않은 보신탕 업계는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예산안에 전업하는 식당을 위한 6억원을 편성했다. 내년에 전업하는 식당 1곳마다 25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소상공인의 폐업을 지원하는 폐업·철거지원금 상한과 같은 수준이다.
충청도의 한 보신탕집 관계자는 “개 농장과 달리 식당업계를 대표할 협회나 단체도 없어서 별다른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정부안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소상공인 폐업 지원금과 같은 수준을 지급하는 건 법에 따라 생업을 못하게 된 피해에 대해선 아예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하루아침에 생업을 잃게 됐는데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달 중 개최될 개식용종식위원회 심의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종식위는 농식품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관계부처·개 식용 업계 관계자·전문가 등 25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육견협회는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으면 종식위 논의도 보이콧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사전에 육견단체·협회와 교감을 해 최종 발표하겠다”며 “합리적인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고, 조기 종식에 노력하는 업체에는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초 국회에서 제정된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은 식용 목적 개 사육·판매,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의 유통·판매를 모두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는 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2027년 2월까지 3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