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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 살려달라"…기성용 측 변호사가 '녹음파일'서 한 말

김민정 기자I 2021.06.29 08:51:19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축구선수 기성용과 법적 분쟁을 하고 있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가 기성용 측 송상엽 변호사와의 대화 녹음을 공개하면서 “추악한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변호사로서는 어쩔 수 없이 2021. 6. 17. 오후 2시에 있었던 송 변호사와의 대화 녹음을 공개한다”며 “이 대화 녹음에는 송 변호사의 비굴하기 짝이 없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송 변호사에 의해 왜곡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녹음 파일에 따르면 기성용 측 송 변호사는 “아, 이게 무조건 이긴답시고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선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는 정말로 사과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죄송하다. 저 좀 살려달라”고 했다.

이에 박 변호사가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좀 당황스럽다. 제가 뭐 용서해드리고 이런 입장이 아니라서”라고 하자 송 변호사는 “제가 이 사건에서 사임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송 변호사는 이같은 발언 후 사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 측은 송 변호사가 지난 18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지만, 22일 오후 2시 42분까지 사임계는 제출이 안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담당경찰서에서 사임정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송 변호사는 17일 오후 2시 박 변호사를 찾아왔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송 변호사는 “내가 다른 사람의 원한을 샀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죄송하다”, “제가 정말로 건방 떠는 게 아니다”, “제가 살 수가 없다”, “저 좀 살려달라. 제가 여기서 떠나겠다. 정말 안 할 거다”, “정말 무릎이라도 꿇고 빌기라도 해서 저 좀 풀어달라”, “제가 선을 넘은 것 같다”, “견딜 수가 없어서 기 선수한테도 얘기했다. 돈 돌려 드리고 더이상 못하겠다고 했다”, “하나만 부탁드린다. 조용하게 퇴로를 좀 열어달라”, “이 사건에서 떠나고 싶다” 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박 변호사는 “(송 변호사가) 오로지 재판을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선을 넘는 행동을 많이 했다”며 “‘용서해달라, 사죄드린다, 죄송하다’ 등의 말을 무려 57차례 반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송 변호사가 ‘자신의 피해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해주겠다’고 말하며 피해자들에게 모종의 ‘거래’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녹음 파일에서 송 변호사는 “제가 기 선수한테 ‘마지막으로 중재 한 번 해볼래느냐’고 제가 건의하는 식으로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박 변호사가 “기 선수가 저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송 변호사는 “기 선수는 계속 자기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박 변호사가 “(피해자들도) 증거가 없지가 않으니깐. 최소한 저희가 증인들도 확보를 했고 일기장 같은 것도 확보를 했고 하니깐 이걸 하는 거다”라고 하자 송 변호사는 “머리 굴리는 거 아니고 힘들어서 그냥 떠나고 싶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기 선수한테 사임한다고 이미 말씀하셨고, 피해자들이 변호사님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걸 취하해달라는 말씀이냐”고 묻자 송 변호사는 “부탁좀드린다. 좀 봐달라. 제가 사임을 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 변호사는 이와 같이 스스로 저지른 패악질을 실토하더니 피해자들이 자신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주지 않자 다시 추악한 여론전을 펼치는 엽기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월 A씨와 B씨는 전남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기성용과 또 다른 선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기성용은 폭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기성용 측은 A씨와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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