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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역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ICBM이 2년쯤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이 예상했지만 4일 발사한 미사일은 거의 ICBM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연구기관과 국내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화성-14의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이 사실상 ICBM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ICBM 개발의 최대 관건은 핵탄두가 들어 있는 재진입체(RV) 기술력의 확보입니다. 재진입체 기술은 발사한 미사일이 대기권 밖을 비행하다 다시 대기권 내로 진입할 때 탄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 공기와의 마찰로 기체 표면에 7000℃ 이상의 열이 발생합니다.
고열로 기체 내부의 전자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탄두가 중간에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열 제거 및 열 차단 기술이 핵심입니다. 이 기술이 확보돼야 대기권 진입 이후에도 미사일이 목표 지점까지 정확히 찾아가 타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이번 화성-14는 기존의 미사일과는 다르게 끝이 뾰족합니다. 화성-12와 화성-13(KN-08)은 미사일 끝이 뭉뚝한 형태입니다.
뭉뚝한 형태의 재진입체는 대기권 재진입시 충격파를 직접 흡수하지 않고 최고점 온도가 충격파 면에 발생하기 때문에 고열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감속으로 속도가 느려져 요격 미사일에 격추될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이 초창기에 개발한 ICBM의 재진입체는 뭉뚝한 형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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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군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기권 재진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군은 북한이 화성-14를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했지만, 실제 발사 시에는 주변에 설치된 고정형 발사대로 옮겨 발사했기 때문에 아직 미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 자료에서 “고정형 발사대는 연구·개발 단계의 임시 발사방식으로 이동식 발사대의 손상 방지를 위해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상 거치형 고정식 발사대는 구(舊) 소련 스커드 미사일과 중국의 DF-2·DF-3 등에서도 활용했던 것입니다. 임시 발사 방식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북한이 지상 거치형 고정식 발사대를 사용하는 것은 이동식 발사대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식 발사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내려 직립 후 이동식 발사대는 발사지점에서 이탈하면 됩니다.
이제 북한은 핵탄두 중량을 600kg 미만으로 줄이는 소형화·경량화를 통해 이를 ICBM에 탑재하는 과제만 남겨 놓은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