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휜 엄지발가락, 2~3mm만 째고 통증없이 곧게 편다

이순용 기자I 2024.07.03 06:37:43

윤영식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

[윤영식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 주부 박 씨(55세)는 새 신발을 살때마다 스트레스였다. 길이 들지 않은 신발을 신으면 발 볼이 조여 엄지발가락 아래 돌출된 부위가 신발에 쓸려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으로 엄지발가락이 휘고 변형돼 못생겨진 발은 신발로 가리면 되는데 통증이 문제였다. 치료를 받고 싶다가도 수술이 두려워 망설이기만 했던 박씨는 최근 지인이 작은 흉터로 무지외반증을 치료했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했다.

더운 날씨에 답답한 구두나 운동화 대신 샌들과 슬리퍼 등 시원하게 발을 드러내는 신발을 신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여름철이지만 보기 싫게 변한 발을 감추려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무지외반증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렇게 발이 드러나는 여름철이 되면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증가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 ‘무지외반증 월별 환자수 추이’에 따르면 1년 중 7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으로 내측 돌출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마찰하면서 통증,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표 원인으로 하이힐과 같이 굽이 높고 볼이 좁은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면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하이힐병이라고도 부르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많은 환자들이 무지외반증을 질환이라기보다는 단순 콤플렉스로 여겨 증상을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무지외반증은 진행형 질환으로 치료를 하기 전까지 발가락 변형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발가락 교정기 혹은 돌출 부위 자극을 줄일 수 있는 편한 신발을 신거나 실리콘 패드를 착용하는 등 보존적 치료법을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무지외반증은 보존적 치료로는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단, 변형이 심하다 해도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면 수술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의 변형으로 걷기 불편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발바닥에 굳은살과 통증이 생기고 발목을 삐는 등 추가 손상이 발생한다면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최근 무지외반증치료에 최소침습교정술(미카 교정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미카(MICA)교정술은 2~3㎜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휘어 있는 뼈를 내측으로 당겨 교정하고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법으로, 과거 4~5㎝를 절개하는 방식의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수술 시간은 물론 회복도 빠르다. 특히 수술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경감에도 효과적이고, 수술 흉터도 작게 남아 미용적 부담도 개선되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에 가는 부담을 줄여 편하게 해줘야 한다. 굽이 높거나 앞 코가 좁은 신발은 피하고, 발볼이 넓고 움직임이 편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발바닥 마사지나 스트레칭, 족욕 등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영식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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