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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클리닉] 무릎관절에 '골수 농축물' 주사... 통증 줄이고 염증 진행늦춘다

이순용 기자I 2024.07.31 06:48:28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치료, 중기 무릎관절염에 효과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 효과로 관절염 진행 늦추고 삶의 질 높이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기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무릎 관절염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에는 320만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으로 치료받은 호나자는 지난 2014년 약 255만명이었던 것이 2022년에 3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약 320만명으로 10여년 사이 25.7% 증가했다. 무릎 관절염은 병증의 진행 단계에 따라 초기에는 주로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시행하는데 연골이 닳아 통증이 심한 말기 퇴행성관절염은 인공관절 수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 척추관절 환자들 무릎 기능 22%향상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을 하기에는 이른 중기 단계에서 통증과 무릎 기능을 개선시켜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신의료기술을 통과한 골수 흡인 농축물(Bone Marrow Aspirate Concentrate-BMAC) 관절강 내 주사도 그 중 하나다.

힘찬병원 백지훈 원장이 중기 무릎관절염 환자의 골수를 뽑아 분리해 추출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흡인 농축물을 환자의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고 있다. 사진 힘찬병원 제공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올해 초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치를 받은 중기(2~3기) 무릎관절염 환자 500건(399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약 28%(139건)가 교정절골술, 관절내시경, 반월상연골판 절제술 등의 수술을 시행한 환자였다. 이러한 수술 후에는 말기 관절염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었지만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는 환자 본인의 골반 위쪽 부위 장골능에서 골수를 뽑고 특수키트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흡인 농축물을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게 된다.

이미 여러 국제논문을 통해 입증된 효과를 토대로 신의료기술로 선정되었지만 지난 6월 힘찬병원도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가 중기 무릎관절염 환자의 통증완화와 기능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SCIE급 국제학술지를 통해 논문을 발표했다.

힘찬병원 백지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힘찬병원의 이번 논문은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의 효과와 합병증에 대해 최소 6개월 이상의 대규모 추적 관찰 결과에 대한 연구로 기존에 단기 추적 관절 연구는 있지만 최소 6개월 이상의 대규모 추적 관찰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시술 후 평균 7.2개월 후 통증은 약 91% 감소하고, 슬관절 점수는 약 13%, 무릎 기능점수는 약 22%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2023년 8월부터 10월까지 해당 주사치료를 받은 중기(2~3기) 무릎관절염 환자 285건(231명, 여성-172명, 남성-59명)을 약 6~8개월(평균 7.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대상자 평균 연령은 64.2세이고, 이 중 58명은 양쪽 무릎에 주사치료를 받았다.

해당 주사치료 후 통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증의 정도를 나타내는 통증평가척도(VAS: Visual analog scale)가 시술 전 평균 4.3점에서 시술 후 평균 7.2개월 지난 시점에서는 0.4점으로 대폭 감소했다. 통증평가척도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0에서 10 중에 선택하는 것으로 10으로 갈수록 통증의 강도가 강함을 의미한다. 또 치료 후 관절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과 관절의 기능을 평가하는 슬관절점수(KSS:Knee Society score)와 무릎기능점수(knee and function scores)를 측정한 결과, 각각 치료 전후 86.9점에서 98.1점, 68.4점에서 83.3점으로 향상됐다.

◇ 활성화 기구 특허 출원 등 효과 증대 최선

힘찬병원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사람의 손이 아닌 특허받은 분리기를 사용하여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흡인 농축물을 추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으로 추출하게 되면 추출하는 사람에 따라 줄기세포의 손실이 불가피한데 기계를 이용하면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흡인 농축물을 추출할 수 있다.

또 골수 흡인 농축물을 추출한 후 액티베이터(Activator)라는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기구를 통해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들의 움직임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줄기세포의 조직재생능력도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힘찬병원은 골수 흡인 농축물의 유실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주사기와 기존 액티베이터의 결합강도를 높인 프로액티베이터 플러스(PRO ACT+)를 제조사와 공동 연구개발하여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더불어 힘찬병원은 이번 논문을 통해 채취나 시술 부위에서 생길 수 있는 잠재적 합병증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정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 잘 다뤄지지 않았던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치료 후 합병증에 대해 명확히 정의했다는 점이다. 연구결과, 채취 부위에서는 혈종, 이상감각, 접촉성 피부염, 표재성 감염이 발생했고, 주사 부위에서는 부종 및 통증 등 총 15건(5.3%)의 합병증이 관찰되었으나 자연적 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모두 일정기간 후에 정상 회복되었다. 특히 채취 부위의 감염이나 장골능 골절과 같은 주요한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연구를 통해 관찰되었던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치료의 합병증이 경미하더라도 잠재적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주사치료 후에는 시술 후 며칠 동안 전문의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며, 임상경험과 시술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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