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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세상병원 개원 20주년 "전문의 1명 의원에서 29명 전문병원으로"

이순용 기자I 2024.08.16 07:56:56

바른세상병원 개원 20주년 서동원 병원장 인터뷰, "20년의 꾸준한 성장 동력은 함께하는 직원들 덕"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004년 개원한 바른세상병원이 16일 20주년을 맞았다. 전문의 1명, 직원 7명으로 시작한 의원이 2년 뒤 병원으로 승격, 현재는 의료진 29명, 직원 430여 명의 관절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바른 진료로 건강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루어 가고 있는 서동원 병원장을 만나 바른세상병원의 성장 과정과 20주년을 맞은 소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2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의원으로 시작해서 20년 만에 의료진 29명, 임직원 400여 명 규모의 전문병원으로 성장했는데, 어떤 기분인지 궁금합니다.

A 20년이면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되는 기간인데, 건강하게 잘 자라온 것 같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개원했을 때 병원 하기에 좋은 위치가 아니라며 주변의 우려가 컸습니다. 실제로, 개원 초반에는 어렵기도 했어요. 환자가 없어 소파에서 낮잠을 자기도 했으니까요. 허허

그런데 돌이켜 보면 환자가 많지 않았던 그 시간이 지금의 바른세상병원을 있게 만든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던 같습니다. 시간이 많다 보니 환자와 이야기 할 시간이 길어졌고, 제가 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설명해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지 알게 되었죠. 열심히 설명하고, 최선을 다해 치료한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바른세상병원이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외부고객 만큼이나 중요한 게 내부고객입니다. 우리 직원들이 만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바른세상이라고 생각해요. 바른세상병원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원일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도 있는데, 더 많은 직원들이 장기근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서동원 원장님 하면, 스포츠를 빼놓고 말할 수가 없는데, 지난 2005년 U-20 세계청소년 월드컵 팀닥터, 2012년 런던올림픽 주치의로 활동했고, 지금은 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장도 맡고 계신다. 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어려서부터 다양한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고, 운동하는 것도 보는 것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의대 재학 시절부터 스포츠의학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교 구로병원과 안산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임의로 근무하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2년간 스포츠의학을 공부하고 왔습니다. 그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재활의학을 통한 주사와 물리치료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제대로 된 스포츠의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형외과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교수로 복귀하지 않고 안암병원 정형외과 1년차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국내 최초로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두개의 전문의 자격을 갖게 되었고, 수술적치료와 비수술적치료를 모두 고려해 환자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이 2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환자 치료나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A 환자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두 개의 면허를 활용하면 환자에게 비수술치료와 수술치료를 균형있게 적용할 수 있어요.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는 치료의 접근 방식이 다른데, 정형외과는 수술적 치료를 한다면 재활의학과는 통증의 원인을 고려해 치료 여부를 판단합니다.

저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사나 물리치료, 운동치료들을 통해 비수술치료법은 우선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정형외과 보다는 환자에게 조금은 다른 방식의 치료를 제안하기도 하죠. 환자입장에서는 2명의 의사에게 진료를 보는 셈일 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거의 매일 아침 의료진들이 모여 컨퍼런스를 진행합니다. 제가 전공의를 2번 하는 바람에 한참 후배가 동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의료진들간의 수직적인 문화보다는 수평적인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서로의 환자 경험과 치료법을 공유하기도 하고, 최신 논문을 보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좀 더 확장된 사고와 수평적인 관계가 서로를 발전시키고 병원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 거죠.

Q. 무릎 의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십자인대재건술 권위자인 것으로 아는데 무릎 치료에 집중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A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되게 좋아했어요. 축구공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요. 골목에서도 차고, 학교 운동장에서도 차고. 그러다 고등학교 때 반대항 축구 선수로 뛰다가 상대방 골키퍼하고 부딪히면서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완전 파열 됐어요.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MRI가 없던 시절이라 그냥 빨간약 발라주고 붕대 감아주는게 다였어요.

나중에 의과대학 들어와 공부하면서 ‘아 그때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졌던 거구나’ 알게 됐죠. 내내 불안정한 무릎의 이유도 모른채로 살다 뒤늦게 치료를 했지만 부상 당시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무릎 의사가 된 저 역시 무릎 관절염 환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스포츠 손상은 정확한 진단과 제대로 된 치료없이 방치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무릎 관절염 환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포츠 손상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되어 나 같은 환자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스포츠 손상이 발생했더라도 제대로 치료하면 다시 좋아하는 스포츠를 잘 할 수 있게 될테니까요.

Q. 바른세상병원 연골재생연구소에서 대형 국책과제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불어 지금까지 48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제가 무릎관절염 환자이다 보니,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는 주사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연골재생연구소라고 이름 짓고, 연골 재생치료에 대한 기술이나 물질을 연구하고 있어요.

연골은 재생이 안되는데, 연구소에서 재생 기능이 있는 혈소판 내 엑소좀이라는 물질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엑소좀은 면역반응이 없어 타인의 것을 주입할 수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연구 성과가 좋다면 연골재생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해당 연구로 지난 해 개인병원 최초로 13억 2500만원 규모의 국책과제에 선정되었고, 첨단재생의료실시 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또 연골재생 치료 기술관련 2건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더불어 의료진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컨퍼런스를 하면 최신 업데이트 된 국내외 논문을 공유하며 새로운 치료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그렇게 얻은 정보는 우리 병원만의 노하우와 수술 발전의 기반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은 연구 과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현재에 만족하기 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접목하는 일에 게으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바른세상병원은 볼 때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성장하고 있다. 향후 10년, 20년 뒤의 바른세상병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A 대한민국은 2000년대 초반 이미 고령사회가 되었고,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고령 인구에 대비해 연골 재생 분야에서 성과를 냈으면 합니다.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연골세포 재생 효능 검증과 안정성을 확보해 임상에서 실제 적용이 가능한 치료제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연골재생 치료가 주사로 가능해진다면 건강한 관절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노령층의 삶도 한층 행복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두가 마음껏 걸을 수 있는 건강한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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