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가 뚝 떨어지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국채금리는 대체로 경기침체 국면을 앞두고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실업률 증가 등 경기침체는 물가압력을 낮추고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높이면서 장기금리 하락으로 연결된다. 침체 강도가 높을수록 국채금리 하락폭도 큰 편이다.
이날 발표된 지표들은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넉달 연속 위축 국면을 보였다. 시장 예상치(48.8)도 밑돌았다. ISM은 지난 21개월 중 20개월 동안 제조업황이 위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7월 미국 제조업 PMI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S&P PMI는 49.6을 기록하며, 전월(51.6)에서 위축세로 전환됐다.
고용 둔화세도 강해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4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첫째 주간(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5000건)도 웃돌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 14∼20일 주간 187만7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3만3000건 늘었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에 매수세가 몰린 것도 원인이다. TD 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게나디 골드버그는 “비둘기 연준, 데이터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조합으로 국채가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