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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 5·18묘역 참배…유아인, 12시간 조사[사사건건]

김범준 기자I 2023.04.01 09:00:44

무릎 꿇은 전우원 품은 광주…경찰, 출국금지
'마약' 유아인 경찰 조사…이르면 내주 재소환
권도형 신병 '쟁탈전'…검찰, 국내 송환 총력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고 “제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인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라고 인정하며 전씨 일가 중 최초로 사죄의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한편 전씨의 마약류 투약 혐의를 조사 중인 경찰은 이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경찰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유씨는 “자기합리화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고 국민들께 사과했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중 유씨를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가진 뒤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최근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후 각국에서 신병 확보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검찰도 수사를 위해 권 대표의 국내 송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습니다.

◇ 광주 찾아 사과한 ‘전두환 손자’…경찰, 출국금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고 전재수 열사의 묘비를 닦으며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전우원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출국금지를 했고 기간은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는 방침입니다. 경찰은 전씨가 체포당일 받은 마약류 간이검사 결과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전씨의 모발과 소변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앞서 경찰은 전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지난달 28일 오전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전씨를 즉시 체포·압송해 지난달 29일까지 약 38시간에 걸쳐 1차 조사를 진행하고 석방했습니다. 전씨는 “광주에 가서 사과하고 싶다”면서 석방 후 첫 행선지로 곧장 광주를 찾았습니다.

전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쯤까지 공식 일정으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동구 옛 전남도청사와 전일빌딩을 차례로 방문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 등 관련 단체들을 만나 ‘할아버지 대신’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의 뜻을 전했고, 광주 시민들을 그런 그를 따뜻하게 품어줬습니다. 전씨는 또 추모 묘지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희생자들의 묘비를 닦으며 참배했습니다.

◇ “자기합리화 늪”…유아인, 12시간 경찰 조사

마약류 4종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엄홍식·37)씨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피의자로 소환돼 약 12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
배우 유아인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이날 오후 9시17분쯤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피의자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귀가했습니다. 유씨는 “개인적 제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시켜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날 경찰에 출석해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마친 유씨는 그동안 불거진 마약 의혹에 대한 구체적 경위와 목적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경찰은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유씨의 소변과 모발 등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류의 마약류 양성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유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소속사 직원 매니저와 미국 여행에 동행했던 지인을 참고인 조사했습니다. 또 유씨가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곳으로 알려진 해당 병원과 관계자들을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현재까지 유씨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르면 다음 주중 유씨를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개별 혐의 성립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편 유씨는 경찰 소환 조사 전 마약 수사전문 검찰 출신과 국내 최대 로펌 출신 변호사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 적극 방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 “피해 회복 중요”…檢, 권도형 ‘국내 송환’ 총력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고등법원에 출두하고 있다.(사진=AFP)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권도형 대표의 국내 송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허정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권도형을) 우리나라로 데려오면 피해 회복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한국에서 처벌하는 게 맞고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사법권을 최대한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 대표의 송환을 원하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입니다. 두 국가 각각 범죄인 인도 신청을 마친 가운데, 몬테네그로 당국도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권 대표를 30일 동안 구금하고 재판에 착수하면서 신병 확보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미국 뉴욕 검찰도 권 대표의 현지 체포 직후 증권사기 등 8개 혐의로 즉각 기소하며 미국 사법권을 행사하길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테라·루나 사태 관련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한 검찰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지난달 30일 기각됐습니다. 지난해 폭락한 암호화폐 테라를 홍보해주고 그 대가로 코인을 챙긴 혐의를 받는 티몬 전 대표 유모(38)씨의 구속영장 재청구도 서울남부지법이 지난달 31일 또다시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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