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진 4남매의 부부는 15년 전 무역비자로 한국에 정착한 뒤 못 쓰는 전자 기기와 헌옷 등 고물을 수집해 모국에 내다 파는 일을 했다. 동네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모(80)씨는 한국일보에 “A씨는 가게에 올 때마다 밝게 인사하고 빈 병이나 가스레인지 같은 고물을 가져갔다”며 “초콜릿을 자주 한 움큼씩 사갈 만큼 자녀들도 사랑하는 아빠였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빌라 4층에 사는 김알렉산더 (45·우즈배키스탄)씨는 간신히 참사를 피했다. 김씨는 헤럴드경제에 “간밤에 누가 소리 지르길래 깼는데 불이 나 헐레벌떡 자녀 2명을 피신시켰다”며 “애들이 놀랄까봐 태연한척했다. 옥상으로 피신해서 다행히 피해가 없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고했다.
이날 불이 난 빌라는 1994년 사용 승인된 낡은 건물로 화재경보기나 소방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숨진 4남매와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던 이들 부부도 부엌 겸 거실과 작은 방 2개로 이뤄진 약 40㎡(12평) 크기의 집에서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을 내고 살았다.
빌라 인근은 반월공단 외국인 밀집지역으로 월세가 저렴해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40여 명의 입주민 대다수가 외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감식을 마친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발화지점으로 벽면에 연결된 이동식 콘센트로 추정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숨진 네 아이의 빈소는 가족들의 치료가 끝난 28일 오후 차려질 예정이다. 안산시는 피해 가족에게 임시거주시설과 구호 물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