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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야당은 꾸준히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2022년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점화된 불씨가 최근 티메프 사태를 거치며 다시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두 사고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플랫폼 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로 연결지을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티메프 사건은 판매대금을 유용한 모회사 큐텐 구영배 대표의 배임 행위로 인한 사건이고,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SK C&C의 미흡한 관리로 벌어진 사고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결국 공정위와 야당에서 규제론을 꺼내든 명분이 사고 발생시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것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규제론자들이 얘기하는 파장이 크니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근거가 희박한 주장”이라며 “국내 시장은 여전히 경쟁 중이다. 예를 들어 쇼핑에서는 알리와 테무가 진입했고, 11번가와 쿠팡, G마켓 등 여러 업체가 활발히 경쟁을 하는 가장 건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를 점해 소비자들이 ‘고착화(락인)’될 수 있다는 얘기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락인 효과는 유럽처럼 자국 플랫폼 기업이 없을 때 발생하지만 한국은 더 좋은 서비스나 가격 혜택을 제공하는 경쟁업체로 소비자들이 옮겨갈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지금도 플랫폼 기업들을 둘러싼 환경이 ‘무규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현재 플랫폼 기업들은 공정거래법, 전자상거래법 등 법령이 약 3500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규제를 이미 받고 있다”며 “문제는 입법 만능주의가 팽배해져 어떤 사고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안을 내다보니 공무원들도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 지 모르는 ‘혼란 규제의 나라’가 됐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미국처럼 기업들에게 관용적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등 전 세계적으로 경쟁을 펼쳐야 할 플랫폼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문제가 생기면 사후에 조치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빅테크 수백 개가 나온 비결은 관용적 태도다. 한국에서 미국과 중국에 맞서는 AI 체계가 나오지 않으면 종속국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자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플랫폼 기업을 옥죌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키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