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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올해 최고치…개미들, 2차전지에 눈물의 ‘물타기’

이용성 기자I 2024.06.04 05:00:00

신용거래 융자 잔고 19.8조…올해 최고
2차전지 신용거래 잔고↑…하락에 추격매수
투자자 대부분 손실 중…“하반기 반등 가능성”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빚투(빚내서 투자)’는 증가해 올해 최고치를 쓰고 있다. 특히 늘어나는 빚투 자금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2차전지주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시장이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2차전지 관련주가 올 들어 더 하락하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물타기(추격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9조 8174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올해 최고치로 19조 8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26일(19조9139억원)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특히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2차전지 섹터에서 규모가 큰 것으로 집계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퓨처엠(003670)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각각 5026억원, 284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코스피 상장사 중 2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신용 공여율은 각각 7.92%, 13.78%에 달했다. 신용 공여율은 총 거래량 대비 신용으로 매수한 거래 비중을 의미한다.

삼성SDI(006400)엘앤에프(066970),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도 각각 1979억원, 1381억원, 1354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상장사 중 7위, 12위, 13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086520)가 각각 2636억원, 2032억원 규모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를 쌓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신용 공여율은 9.69%, 10.86%에 이른다.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증권회사로부터 주식 매입자금을 빌리거나 주식을 빌려서 매매하는 거래형태다. 통상 특정 수준을 초과하면 투기성을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2차전지주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추격 매수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계좌 데이터 기준 투자자들의 포스코퓨처엠 평균 매수 단가는 33만8636원으로, 3일 종가 25만5000원과 비교하면 평균 24.6%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야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추격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 상승에 따라 전기차(EV)향 배터리 출하량이 대폭 감소해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며 “주요 메탈 가격 판가 연동에 따른 배터리 평균 판매 가격의 하락은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며 하반기 EV향 배터리 출하량 회복이 기대되기에 하반기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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