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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한국의 신약개발업체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이 새 구강점막염 치료제의 미국 임상 2상에 성공했다.
구강점막염은 머리와 목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 환자에게 실시하는 항암 화학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음식 섭취가 어려울 정도로 고통이 크지만, 아직 관련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임상 3상까지 마친 후 신약 상업화를 이룰 경우 최대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생길 것이라는 게 엔지켐의 설명이다.
엔지켐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티넥 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뉴욕특파원단 간담회를 통해 구강점막염 치료제 ‘EC-18’의 미국 임상 2상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엔지켐은 EC-18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 내 21개 기관에서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EC-18을 투약한 환자들은 중증 구강점막염(Severe Oral Mucositis) 발병 기간을 위약군(플라시보) 대비 13.5일에서 0일로 줄였다. 또 치료 기간 중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률을 위약군 대비 37.1% 감소시켰다.
조도현 엔지켐 미국법인 대표는 “EC-18과 관련한 중대한 이상반응은 한 건도 없었다”며 “모든 이상반응은 환자의 항암 방사선 치료에서 유발돼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엔지켐은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오는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 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는 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의 개발·검토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 제도다.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구강점막염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엔지켐은 FDA 승인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의 경우 다국적 제약업체 같은 파트너와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엔지켐 관계자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 각각 전략적 파트너가 될 다수 기업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척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지켐은 임상 3상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엔지켐의 과학자문단인 구강점막염 분야 권위자 스티븐 소니스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이번 임상을 통해 항암 치료에서 나타나는 구강점막염의 중증 악화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임상 데이터를 도출했다”며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손기영 엔지켐 회장은 “치료제가 없는 시장에서 경쟁업체들보다 월등한 결과를 확보했다”며 “다국적 제약업체들과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