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안전한 바닷길 연다…軍 소해 장비 첫 국내 개발[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기자I 2024.09.01 08:00:00

소해함-II 탑재할 복합 감응 기뢰 소해 장비 개발 시작
기존 국외장비 대비 음향 및 자기 복합감응 성능향상
최신 기뢰 무력화 기대, 향후 무인체계에도 탑재 추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군 무기체계 중에는 소해 장비라는게 있습니다. ‘소해’(掃海)는 바다를 청소한다는 의미입니다. 소해 장비는 전쟁 시 바다에 설치되는 폭탄, 즉 기뢰(mine)를 제거하는 무기체계입니다. 기뢰는 함정의 진동이나 음향, 수압과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해 폭발합니다. 수상함이나 잠수함을 격침시키기 위한 강력한 수중무기입니다. 기뢰를 소해하는 것은 전시 함정이 이동할 수 있도록 바닷길을 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장비가 바로 ‘복합 감응 기뢰’ 소해 장비입니다.

◇외산 의존하던 소해장비, 국내 개발 시작

최초의 기뢰는 1585년 네덜란드와 스페인간 안트베르펜(Antwerpen) 해전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흑해에 400개 이상의 기뢰를 설치해 우크라이나 선박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최신예 이지스함과 유도탄 등의 무기체계 개발도 중요하지만 전쟁 초기 함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는 기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합니다.

해군 소해함-Ⅱ에 탑재 예정인 국산 복합 감응 기뢰 소해장비 운용 개념도 (출처=방위사업청)
이를 위해 해군은 기뢰를 탐색하고 제거하는 소해함을 1999년부터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정에 탑재된 소해 장비는 모두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서 전시에 장비가 고장나면 해외 제작사의 복구 지연으로 전력공백의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 해소를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소해 장비를 소해함-Ⅱ에 탑재할 목적으로 2022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2029년 국내 개발이 완료되면 소해 장비의 핵심기술 확보로 신속하고 원활한 정비가 가능해질 뿐만아니라 신속한 고장수리로 전력공백 최소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복합 감응 기뢰는 음향과 자기장 두 가지 속성에 반응하는 복합 감응 기술을 적용한 기뢰를 뜻합니다. 복합 감응 기뢰 소해 장비는 이러한 음향과 자기 감응 기뢰를 모두 무력화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뢰의 감응 방식은 음향, 자기장 등 단일 속성의 감응에서 두 가지를 복합해 감응하는 기뢰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해 장비 역시 복합 감응 소해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음향발생기 시제품 성능시험 모습 (출처=방위사업청)
◇국산 소해장비 소형·경량화, 무인체계에도 탑재

음향 신호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매우 강력한 신호를 발생시켜야 하고, 함정의 소음 특성을 모사한 광대역 주파수를 적용해야 합니다. 적은 에너지로 고출력 음압이 발생 될 수 있도록 고효율의 유압엔진을 적용해야 합니다. 또 자기장 발생을 위해서는 넓은 범위에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킨 후 소해폭을 조정하고 정밀한 자기장 파형 제어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함정 자기장 신호를 모사해야 합니다.

현재 개발 중인 복합 감응 기뢰 소해 장비는 복합 감응을 위해 강력한 음향 신호와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제어하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개발을 통해 넓은 해역에서 신속하게 소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최근 국방의 큰 화두는 급격한 인구감소 문제로 인한 유·무인복합과 무인 무기체계로의 전환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향후 군 무기체계 운용을 위한 인력 감축 대비가 절실합니다. 지뢰제거, 특수작전 임무수행 등 위험한 전쟁터에 인간 대신 무인화된 무기체계를 사용해 전투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복합 감응 기뢰 소해 장비는 더 작고 더 가볍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같은 필요성에 따른 국내 개발 복합 감응 기뢰 소해 장비는 소형·경량화가 강점입니다. 기뢰전 무인수상정 등 다양한 미래 무인 플랫폼에 추가로 탑재할 수도 있고, 함정 기동성도 강화돼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웨덴 SAM사 무인 소해정 (출처=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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