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NH농협은행의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주문했다. 손 회장은 지주 산하의 은행과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 격차와 최근 개인형 퇴직연금(IRP)가입자의 증권사 이탈을 심각하게 지적했다. 고만고만한 은행 간 수익률 비교에 안주하지 말고 증권사 등 다른 업권과 비교해 상품 리밸런싱(교체) 컨설팅에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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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NH농협은행이 운용관리하는 퇴직연금 자산 중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나쁘지 않은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다른 은행보다 낮기 때문이다. 실제 IRP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은 10.06%로 5대 시중은행에서 KB국민(12.06%)·하나(10.55%)은행 다음으로 높다. 그럼에도 NH농협은행이 운용 관리하는 14조8400억원 규모의 전체 퇴직연금 중 실적배당형 비중은 8.2%로 5대 은행 평균(15.5%)의 절반에 그친다. 이 때문에 실적배당형과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가중평균한 전체 합계 수익률이 낮다. 이는 NH농협은행에 퇴직연금을 맡긴 고객 중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 비중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퇴직연금은 고객 운용지시에 따라 관리된다. 원리금보장상품은 예금·채권에, 실적배당 상품은 펀드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결국 NH농협은행은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확대를 결정했다. 올해 3분기 잔액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을 2%포인트 증가시켰는데 이를 더 키운다는 얘기다. 또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는 1%대의 은행 정기예금보다는 2%대의 저축은행 정기예금이나 증권사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상대적으로 고금리상품을 제시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퇴직연금의 고금리상품비중도 5대은행 평균(38.8%)의 절반(19.5%)에 머물러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만기도래 및 신규 고객 대상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확대 등을 위해 자산관리 밸런싱 컨설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내년 1분기 중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증권사 계좌로 퇴직연금을 바꾸는 머니무브 현상이 일고 있어서다. 가령 지난 10월까지 은행과 보험사에서 미래에셋증권 연금저축·IRP로 이전된 자금이 1조1095억원에 달한다. 현재 시중은행에서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22일 가장 먼저 퇴직연금 ETF를 출시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이달 1일 퇴직연금 ETF를 내놨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전문가센터를 퇴직연금부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