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30대 과장 B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3000만원 가량의 성과급을 받았다. B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목돈이 한번에 들어왔다”면서 “계속 오르는 금리 부담에 신용대출부터 갚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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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현재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1800억원으로, 직전 금요일(21일) 139조2000억원 대비 1조2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부모님 용돈과 조카 세뱃돈, 귀성 교통비 등 자금수요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대출 원금을 상환한 것이다.
신용대출에 포함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잔액이 줄어들었다. 5대 시중은행의 마통 잔액은 지난달 21일 49조4300억원에서 27일 48조6400억원으로 79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마통 잔액을 포함한 신용대출 잔액은 5대 은행 모두 예외 없이 감소했다. 은행권 신용대출이 대부분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융통되는 만큼 고신용 직장인들이 설 연휴를 맞아 지급 받은 상여금을 활용해 신용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코로나19의 타격을 직격으로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쏟았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설 연휴 자금수요를 위해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에 각각 3조원, 8000억원씩 신규 대출 자금을 마련하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3일부터 설 직전인 27일까지 해당 자금을 1조300억원가량 소진했다. 중간집계가 어렵다고 밝힌 산은 자금까지 합하면 총 대출지원 금액은 더 늘어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보통 설연휴 무렵엔 상여금을 받는 직장인들이 신용대출 상환에 나서지만, 올해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상환 행렬이 더 많았다”며 “반면 오미크론으로 코로나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자영업자 대출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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