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에 국내 운용사 돈줄 ‘가뭄’…신규투자 난관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자산운용이 보유한 T타워 매각 작업이 보류됐다. 글로벌 부동산 종합 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과 컬리어스가 지난 4월 23일 입찰로 T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2개월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선정하지 못했다. JLL과 컬리어스는 T타워의 독점 매각자문사로서 마케팅 및 매각 활동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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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조망권, 인근에 대기업 사옥 다수 소재, 서울역 인근이라는 교통 인프라 등 입지적 장점을 기반으로 지난 2019년 이후 매년 임대율 약 100%를 달성했다. 현재 SK, LG, 필립스 등 다수 국내외 우량 기업들이 임차 중이다.
서울역 일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주요 교통 인프라 개선 및 복합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및 인근 힐튼호텔 재건축 등 다수 개발 호재가 있어 향후 업무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대 중도해지 옵션 행사에 따라 잔여 임대기간(WALE)을 줄일 수 있는 유연한 임대 구조를 갖추고 있다. WALE은 빌딩 전체의 임대계약 만기를 뜻한다.
◇ 기업들 ‘사옥 목적’ 통큰 매입…매도자 기대 높아져
지난달 23일 진행된 T타워 입찰에는 총 4곳이 참여했다. 퍼시픽자산운용이 영국계 운용사 애버딘과 같이 들어왔다. 그러나 매도자 측은 T타워를 안 파는 쪽으로 선회했다. 수요자 측이 제안한 가격이 매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았던 탓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안 좋은 가운데 입찰로 시세가 어느 정도 정해지면 그 가격보다 높게 받기는 어려워진다. 특히 입찰로 우협을 정한다고 해도 거래종결(딜클로징)까지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지금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자금 소진으로 상업용부동산 인수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입찰 참여자들이 과거보다 줄어들고 경쟁 강도가 낮아졌다. 고금리에 따른 ‘돈 가뭄’ 속에 자금조달 실패로 매각이 틀어질 경우 건물 시세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업들이 사옥 매입 목적으로 ‘통큰 가격’에 오피스를 인수한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매도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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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크래프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인 ‘메가박스 스퀘어’를 작년 12월 2435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890번지 일대 위치한 T412 빌딩은 침구업체 알레르망에 약 3227억원에 거래됐다. 3.3㎡당 4105만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언제 떨어질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높은 가격에 건물을 인수한 사례가 많아서 매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가 높아진 만큼 매수자와 가격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