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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0.14% 오른 7만28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신고가 도전에 나서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 장중 최고치는 지난 7월 4일 7만3600원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0.46%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한 배경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둔 영향이 큰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한국시간 기준 오는 22일 오전 7시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엔비디아가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2.25% 오른 504.09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5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연초 대비 약 245% 급등했다. 올해를 되짚어보면 엔비디아는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그때마다 국내 반도체주에 훈풍이 불어왔다. 지난 5월 엔비디아는 회계연도(FY) 기준 1분기 매출액 72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09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 대비 각각 10%, 18% 상회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직후 당시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 외 매매에서 약 3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는 장중 2.19% 오르며 지난해 3월31일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7만전자’에 올랐다. SK하이닉스도 5.94%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 때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2분기 매출액이 13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또 한 번 큰 폭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외형성장에 기인하면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시장 기대치를 21%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 장에서 3.17% 올랐고, 장 마감 후에는 9%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에서 불어온 훈풍에 눌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기지개를 켰다. 당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 홀 미팅과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 등 여파에도 엔비디아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64% 올랐고, SK하이닉스도 4.22%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주목’…“반도체 분위기 좌우할 것”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시장은 이번에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기준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약 16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4%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의 실적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들이 들썩였던 것처럼 이번 3분기에도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이 나온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서버 출하량 점유율이 66%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실적 발표가 올해 4분기 반도체 업체들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내년 AI 칩 공급 부족 현상 완화 여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엔비디아 실적은 최근 수급 불안 속에서도 업황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 주가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해당 기업 실적 발표 전후의 국내 반도체 업종 수급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