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수전에 관심이 있는 일부 원매자들은 매각가격이 박하게 형성된 게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넘쳐나는 유동성 여파로 시장에 나오는 매물마다 웃돈이 붙는 상황에서 저가 매수에 도전해 볼 수 있어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결국 막판까지 인수전에 남을 진성 원매자들이 제시할 가격대가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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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에서 점치는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사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2000억원 중후반에서 매각가가 형성될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 2018년 미니스톱 첫 매각 당시 참여했던 롯데그룹과 신세계 등이 제시한 매각가(약 3500억~4300억원)과 비교하면 최고 30% 넘게 할인된 가격이다.
상황이 이렇자 매각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적게나마 흑자를 이어오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점도 흥행을 우려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일부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현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M&A 시장에 나온 매물에 경쟁자들이 쏠리며 웃돈이 붙는 상황에서 매각가가 낮게 형성되는 것은 진성 원매자군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기 때문이다. 매각 측이 전처럼 매각을 철회하지만 않는다면 결국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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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부족한 기업을 사서 밸류업(가치상향)을 증명한 뒤 비싼 값에 파는 게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이라면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막판까지 인수 의지를 관철할 진성 원매자들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써내는지가 관건이다. 인수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보다 좀 더 적극적인 베팅에 나설 수 있지만 오너의 확실한 인수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FI의 경우 인수를 전제로 동종업계 SI들과 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