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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A씨는 납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0시50분 현장에서 112에 신고를 했다. 자신이 성폭행당하기 직전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납치당한 위치를 설명했다. 112 상황 센터는 다급해하는 A씨에게 더 구체적인 위치를 물었다. 수화기 넘어 경찰 직원은 “부부싸움 같은데”라고 말했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듯한 발언이었다. 신고 전화를 먼저 끊은 쪽은 경찰이었다.
경찰은 A씨가 알려준 위치 주변을 수색했다. 그러나 실제 사건 현장과 떨어진 애먼 곳이었다. 늦은 시각 주택가라는 이유로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고, 불이 꺼진 집은 탐문을 포기했다. 오원춘을 검거하기까지는 최초 신고 전화를 접수한 이후 13시간이 걸렸다. A씨는 차갑게 식어 훼손된 이후였다.
이 사건으로 조현오 경찰청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경찰관을 포함해 경찰 조직원 11명이 징계를 받았다. 유족은 경찰의 잘못된 대처로 피해를 키웠다며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국가의 잘못을 인정해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오원춘은 2007년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중국 조선족이다. 일용직 노동자로 제주와 경남에서 거주하다가 2010년 10월부터 경기 수원에 살았다. 범행을 저지를 당시 오원춘은 불법체류자였다. 범행을 저지른 이튿날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직후 “경찰에 구타를 당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 의아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법원은 사형을 선고했다. 오원춘은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2심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이 ‘인육 제공’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고 형읠 정했는데, 2심은 이 점이 증거 부족이라고 봤다. 그래서 감형한 것이다. 판결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확정됐다. 유가족은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