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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SVB 사태가 투자자들에 불안 심리를 조성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40년간 실리콘밸리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SVB는 불과 약 40시간 만에 무너지면서 금융위기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다만, 미국 정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간)고객이 맡긴 예금을 전액 보증하겠다고 수습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금융권의 균열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기대감도 더해졌다. 이에 따라 전날 국내 증시는 SVB 사태 여파에도 소폭 상승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SVB가 파산하면서 파생한 너울이 뒤늦게 아시아 증시로 들어오면서 이날 낙폭을 키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적어도 위험성이 큰 만큼 자신의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옮기고 싶은 요구를 자극해 증시 자금 이탈이 심해졌다”고 짚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SVB 파산 사태 문제는 해소됐지만,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지수 움직임의 폭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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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CPI를 확인하고, 오는 21일~22일(현지시간)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정례회의(FOMC)까지 넘어야 국내 증시 방향성이 드러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 긴축 자체를 베이비 스탭(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안정되겠지만, 물가가 강하게 나오면 낙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 회의 결과가 변곡점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지만, 회의 결과를 확인하면서 시장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