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산타가 온다면…미국보다 중국에서

이슬기 기자I 2018.12.18 18:03:38

美 금리인상 속도조절만으론 글로벌 증시 반등 어려워
韓증시, 中증시와 동조화…中 정책 모멘텀 수혜株 주목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 조짐이 엿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눈길이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여부에 쏠려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한미간 금리차가 더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완화한다고 해도 시장에 즉각적 호재로 작용하긴 어렵다며 연말연초 투자전략으론 미국보단 중국 모멘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美 금리 인상 속도 조절해도 시장 움직이긴 어려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오는 18~19일(현지시간)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시장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에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예정대로 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진짜 주목이 쏠리는 곳은 금리 인상 여부가 아니라 내년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여부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금리가 중립 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고 발언하면서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면 한미간 금리차가 더 이상 커지지 않아 외국인 자본의 유출압력을 줄일 수 있다. 한국 시장의 눈이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로 향해있는 건 그래서다.

그러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만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업률 수준을 감안할 때 임금 등 물가가 연준이 물러설 만큼은 아니”라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만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할 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中증시와 동조성 강한 韓증시…“모멘텀은 중국서 찾자”

증권가에선 연말연시 투자 모멘텀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증시는 중국 증시와 동조성이 짙은 데다, 중국 실물지표가 저점에 다달아 있어 경기 반등 모멘텀이 보다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코스피 지수와 중국상해지수를 비교해보면 중국과 동조화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18일 코스피지수는 간밤 미국 다우지수가 2%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을 앞두고 강보합권까지 오르다 오후 들어 상해종합지수와 함께 하락세를 탔다. 이날 오전 시 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 참석해 “중국 행보에 대해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한편 지적재산권을 비롯한 무역분쟁을 완화시킬 만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 증시 하락폭에 비하면 선방했지만 기대했던 호재에는 못 미치면서 결국 하락마감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98포인트(0.43%) 내린 2062.11에, 상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32포인트(0.82%) 내린 2576.65에 장을 마쳤다.

앞으론 중국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국 증시도 동반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이날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시장 개방을 전면 확대하고 고품질 경제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1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년여 만에 최저인 50.0으로 집계된 것도 저점 통과 신호라는 해석이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나타내는데 중국정부는 통상 50을 하회한 경우 정책 강도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 행보를 미루어 볼 때 향후 열릴 경제공작회의와 3월 양회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스탠스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점 확인 국면에서 모멘텀을 찾는다면 미국보다 중국에서 먼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국 모멘텀을 향유 가능한 기계, 철강, 중국 소비주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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