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에서 희토류까지...코스닥 시장에 부는 '신소재' 바람

김대웅 기자I 2019.05.23 18:35:46

시장 하락 속 대안주 부각
그래핀·희토류·탄소나노튜브 등 테마 형성
日 거래대금 수천억원대 열기 '후끈'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코스닥 시장에 ‘신소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 스타트를 끊더니 탄소나노튜브, 희토류 등으로 확산하며 거대한 테마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주(株)를 필두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며 코스닥 지수가 3개월 만에 700선마저 무너뜨린 가운데, 대안주를 찾으려는 움직임 속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니온머티리얼(047400)의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31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고가를 경신한 것. 유니온(000910)도 이날 12%대 상승하며 사흘째 급등, 신고가를 새로 썼고 티플랙스(081150)도 급등 흐름이 지속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희토류 관련주로 부각되며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 대한 무역보복 카드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가 동원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내 희귀금속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시성 간저우에 있는 희토류 생산업체를 시찰했고 이어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미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공급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중국 증시에서도 시 주석이 방문한 업체를 비롯해 다른 희토류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나타냈다.

전날에는 쌍방울(102280)이 부랴트공화국과 함께 희토류 등 지하자원 및 신재생 에너지 공동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쌍방울의 최대주주인 광림(014200)도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상보(027580)의 탄소나노튜브(CNT)기술에도 이목이 쏠리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전일 상보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상보는 업계 처음으로 탄소나노튜브 투명전극을 이용해 TSP를 출시했고,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사업군과 그래핀 하이 배리어, 은나노와이어 필름 등을 제작하는 첨단 나노소재 사업군을 갖고 있다.

신소재 업체에 열광하는 현상은 그래핀으로부터 비롯됐다. 구글과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그래핀 협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국일제지(078130) 주가는 지난달 말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주가 상승세는 이달까지 이어져 한 달이 채 안 돼 국일제지 주가는 4배 이상 급등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시총 1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4400억원까지 덩치가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하게 나오고 지수 하락이 이어지자 당장의 펀더멘털보다 새로운 모멘텀에 기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신소재 관련주에 매수세가 더욱 몰리기 시작했다. 거래량도 대규모로 형성되며 국일제지, 상보 등의 하루 거래대금은 1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테마성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 일순간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시장이 신소재라는 테마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속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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